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 신년 기자회견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1 청와대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비수도권 이전 논란과 관련해 “이제 와서 뒤집을 수 없다”면서도 “시장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 이기는 시장도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적 유인이 가장 중요하다. (기업이 올 만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정부가 가진 수단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용인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두고 정치권·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이전 요구가 불거지자 대통령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반도체 산단을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새만금으로 옮겨 국가 균형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의 비수도권 배치(이전)를 부탁이나 강제로 이룰 수 없다는 점을 먼저 짚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은 돈이 되면 부모가 말려도 한다. 돈이 안 되면 아들, 딸내미가 부탁해도 안 한다. 그게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마음대로 되지도 않고 이미 정부 방침으로 결정해놓은 것을 지금 와서 어떻게 뒤집느냐”고 말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 소속 회원들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건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
다만 지역 균형 발전과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는 그 지역에서 소비)라는 대원칙을 언급하며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용인 반도체 산단에 전력이 13기가와트(GW)가 필요하다는데 그걸 어디서 해결하느냐”며 “용인에 원자력발전소를 만들 거냐. 용수는 또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반도체 산단에 필요한 막대한 규모의 전력 및 용수를 용인이 자체 조달하지 못해 충청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 끌어와야 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런 점들을 잘 설득하고 이해하게 하고 또 다른 데 가서 해도 지장이 없거나 손해가 나지 않게, 아니면 이익이 되도록 만드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거는 정치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다. 다만 설득이나 유도는 할 수 있다”고 했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는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반도체 업계는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큰 그림은 (기업·산단 등을 비수도권으로) 옮기는 게 맞지만 용인 산단은 그대로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는 뜻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역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대통령이 강조한 만큼 정부가 이와 관련한 로드맵을 그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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