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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에 멈춘 일상, 벽에 새겼다" 폼페이서 고대 낙서 79건 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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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로 눈으로 보이지 않던 비문 확인
벽에서 총 300건 중 79건 신규 확인
이탈리아 남부 고대 도시 폼페이에서 베수비오 화산 폭발 직전 남겨진 낙서와 스케치 79건이 새롭게 확인됐다.

20일 연합뉴스는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폼페이 고고학 공원의 발표를 인용해, 고대 로마 시민들의 일상과 감정을 담은 비문들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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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성룡(Jackie Chan)이 지난해 12월 22일 이탈리아 폼페이 고고학 공원을 통과하는 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한 모습. AP연합뉴스


폼페이는 고대 로마 제국 시절 상업과 문화의 중심지로 번성했으나,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이 대규모로 폭발하면서 수 미터 두께의 화산재에 매몰돼 도시 전체가 순식간에 멈춰 섰다. 이로 인해 당시의 거리와 주택, 벽화와 글씨까지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보존돼 '시간이 멈춘 도시'로 불린다.

이번에 확인된 낙서와 스케치는 도심 극장이 모여 있던 구역과 스타비아 가도라 불린 번화한 생활 중심 거리를 연결하는 긴 복도형 벽에서 발견됐다. 이 벽은 18세기 말 처음 발굴된 이후 230여 년 동안 수많은 방문객이 오갔던 장소지만, 그 표면에 남은 흔적의 상당수는 맨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제대로 해석되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 벽에 고대 낙서가 집중돼 있다는 점에 주목해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용했다. 벽면을 가상 격자 형태로 나눠 흔적의 위치를 정밀하게 기록하고, 여러 방향에서 빛을 비춰 촬영하는 RTI(Reflectance Transformation Imaging) 기법을 활용해 미세한 긁힘과 음각을 복원했다. 그 결과,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79건의 새로운 낙서가 확인됐다.

새로 드러난 비문에는 두 명의 검투사가 서로 맞붙는 장면을 그린 스케치와 함께 "에라토는 …를 사랑한다"처럼 목적어가 생략된 사랑 고백 문구도 포함돼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낙서가 공식 기록에서 드러나지 않는 평범한 시민들의 감정과 취향, 오락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복도의 속삭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으며, 프랑스 소르본대와 캐나다 퀘벡대 연구진, 폼페이 당국이 공동 참여했다.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 고고학 공원 원장은 "이 기술은 고대 세계의 새로운 방들을 여는 열쇠"라며 "폼페이에 남아 있는 1만 개가 넘는 비문은 앞으로도 중요한 연구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작업을 통해 확인된 낙서와 비문은 총 300건에 달하며, 이 중 79건이 새롭게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향후 다른 구역에도 같은 방식의 디지털 분석을 확대 적용해, 폼페이에 남은 '말 없는 기록들'을 체계적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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