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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으아앙~!"
이륙과 동시에 기내에 울려 퍼지는 아이의 울음소리. 설 연휴를 맞아 꽉 찬 '만석 비행기' 안에서 쪽잠이라도 청하려던 승객들에겐 식은땀이 흐르는 순간이다. 아이를 달래느라 진땀을 빼는 부모도, 귀마개를 깊숙이 꽂는 승객도 모두가 괴로운 비행길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비행기에도 '노키즈존'(No Kids Zone)이 있다.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일부 외국 항공사들이 운영하는 기내 '콰이어트 존'(Quiet Zone)이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있다. 비즈니스석을 타기엔 지갑 사정이 부담스럽지만, 웃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조용하고 쾌적하게 여행하고 싶은 실속파 여행객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스쿠트항공 인 사일런스 구역(스쿠트항공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
"12세 미만은 예약 불가"… 홈페이지에 '공식 상품' 명시
2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스쿠트항공, 에어아시아 등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주요 외항사들은 일반석(이코노미) 앞쪽 구역을 '아이 없는 공간'으로 분리해 팔고 있다.
싱가포르 국적의 스쿠트항공은 홈페이지를 통해 '스쿠트 인 사일런스'(Scoot-in-Silence) 구역을 공식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보잉 787 드림라이너 기종의 앞쪽 구역(Forward section)에 자리한 이 좌석은 "12세 미만 유아 및 아동은 이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머리 받침대'도 눈에 띄게 구분하며 일반석보다 좌석 간격이 넓고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서도 빠르다.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X 역시 '콰이어트 존'을 운영한다. 비즈니스석 바로 뒤쪽인 7열~14열이 해당하며, 만 10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다. 인도의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인디고항공도 1~4열과 11~14열을 '콰이어트 존'으로 지정, 12세 미만 아동의 탑승을 제한하며 비즈니스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일본항공의 유아 동반 좌석 표시(일본항공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
"피할 권리 드립니다"…좌석표에 '아기 얼굴' 띄우기도
아예 '지도'를 보여주는 항공사도 있다. 일본항공(JAL)은 강제로 구역을 나누는 대신, 승객에게 정보를 제공해 선택권을 주는 방식을 택했다.
일본항공 공식 홈페이지 안내에 따르면, 생후 8일에서 2세 사이의 유아를 동반한 승객이 웹사이트에서 좌석을 지정할 경우 좌석 선택 화면에 '유아 아이콘'을 자동으로 표시한다.
항공사 측은 "다른 승객들에게 유아가 해당 좌석에 앉을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소음에 예민한 승객이라면 '아기 아이콘'이 없는 구역을 골라 예매하면 된다. 이 기능은 도입 당시 해외 소셜미디어(SNS)에서 "최고의 혁신", "서로 윈윈(Win-win)하는 매너"라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커피 10잔 값이면 꿀잠"…국내 항공사는?
이런 구역이나 서비스의 가장 큰 매력은 '가성비'다. 비즈니스석 업그레이드는 수십만 원이 필요하지만, 콰이어트 존은 노선에 따라 4만~6만 원 정도의 추가 요금만 내면 된다.
실제로 주요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예민한 성격이라면 돈 좀 더 내더라도 무조건 추천한다", "한번 타보면 다시 일반석 못 간다", "커피 10잔 값으로 5시간 숙면을 샀다"는 후기가 공유되며 설 연휴를 앞두고 하나의 '여행 꿀팁'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우리 국적기는 아직 이같은 서비스가 없다. 현재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국내 LCC 중 공식적으로 '노키즈존'을 명시한 곳은 없는 상황. 자칫 '아동 차별'이나 '저출산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대신 '비상구 좌석'이 사실상의 노키즈존 역할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운항 기술 기준에 따라 비상구 좌석은 비상시 승무원을 도와야 하므로 만 15세 미만 승객은 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넓은 레그룸(다리 공간) 때문만이 아니라, 주변 소음을 피하고 싶어서 웃돈을 주고 비상구 좌석이나 앞열 유료 좌석을 선점하려는 1인 여행객 수요가 상당히 늘었다"고 귀띔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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