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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보다 창조" "개인보다 팀"…최정상 브랜드 일군 '원칙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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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속도보다 완성도 우선
대량생산보다 독창성 가치 지켜
조직 우선 원칙 깨질 위기에
'최고 스타' 호날두 방출도 불사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세계적인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십 년, 때로는 한 세기를 관통하며 쌓아올린 선택과 판단의 결과물이다. 오늘날 브랜드 경쟁의 본질은 단기 성과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을 얼마나 단단히 구축했는가에 있다.

세계 정상에 오른 브랜드의 경영 방식을 조명한 ‘더 까르띠에’(케이커넥톰)와 ‘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세이코리아)이 나란히 출간됐다. 까르띠에는 세계적 주얼리 브랜드로, 레알 마드리드는 단순한 축구 클럽을 넘어 경기력·콘텐츠·팬덤을 결합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책은 정상에 오른 두 브랜드의 성공이 각자가 지켜온 원칙과 구조의 결과임을 보여주며 오늘날 기업에 유의미한 경영 인사이트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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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디자인은 하나의 작품”

‘더 까르띠에’는 가문의 직계 후손인 프란체스카 까르띠에 브리켈이 가문 아카이브와 가족의 기록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탄생과 철학을 풀어낸 책이다. 파리의 작은 공방에서 출발한 까르띠에는 루이·피에르·자크 삼형제가 각자의 재능을 기반으로 분업해 세계적인 주얼리 하우스로 성장했다. ‘신뢰받는 상인’으로 이름을 쌓으며 출발한 까르띠에는 고객을 존중하는 태도로 차별화를 꾀해 브랜드의 성공을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은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스포츠 경영을 연구해 온 저자가 레알 마드리드의 경영 구조와 전략을 분석한 책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통산 15회 우승과 포브스 추산 가치 약 9조 300억 원으로 3년 연속 1위에 오른 구단으로, 세계 축구 산업을 상징하는 존재다. 책은 레알 마드리드의 성과를 경기력 자체보다 경영 구조와 시스템, 조직 문화를 통해 장기간 형성해 온 결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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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의 성공을 만든 것은 화려한 디자인이 아니라 신뢰와 태도, 관계의 축적이었다. 장 자크 까르띠에와 형제들은 “모방은 금물, 항상 창조하라”는 원칙 아래 이미 존재하는 보석 디자인을 반복하는 일을 철저히 경계했다. 하나의 디자인은 하나의 작품으로 남아야 한다는 신념은 대량 생산보다 독창성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게 했다.

시곗바늘이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한 ‘미스터리 클락’, 화장품을 수납하는 ‘베니티 케이스’ 등이 이런 철학 속에 탄생했다. 까르띠에는 장식성과 실용성, 예술성과 기술을 결합해 보석의 쓰임 자체를 새롭게 정의했다. 외부 트렌드를 모방하기보다 내부 장인과 디자이너의 창조성을 보호해온 조직 문화가 브랜드의 성공을 이끈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성공 비결은 데이터가 아닌 ‘문화와 가치’에 있다. 조직을 하나의 목표로 결속시키고,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하는 문화를 경쟁력의 근간으로 삼았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방출 결정이다. 최고의 성과를 내던 스타였음에도 ‘개인보다 팀, 팀보다 클럽의 가치가 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내려진 판단이었다. 구단은 고연봉 선수에 의존하는 구조가 팀의 세대교체와 전술적 유연성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봤다.

외부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회원 소유 구조를 유지해온 레알 마드리드는 전 세계 약 6억 명의 팬덤을 기반으로 독립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했다. 그 중심에는 자체 미디어 플랫폼이 있다. 구단은 디지털 TV채널 RM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RM플레이(RM Play)’를 통해 핵심 콘텐츠를 직접 유통하며 변화하는 미디어 소비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정체성 지키되 변화엔 대응” 교훈

신뢰와 관계를 중심에 둔 까르띠에의 경영 전략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저자는 “사람을 아끼고 일에 성심을 다하는 ‘보살핌’의 태도가 충성도 높은 고객은 물론, 헌신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한다. 빠른 성과보다 완성도를 우선하고, 모방보다 창조를 선택해 온 원칙도 세계적인 브랜드 탄생의 배경이다. 저자는 “성장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지켜왔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사례는 경쟁력의 핵심이 인재나 기술이 아니라, 조직문화에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개인보다 팀, 단기 성과보다 장기 가치를 중시하는 원칙이 위기 국면에서 조직의 생존을 가르는 결정적 판단 기준이 된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미디어 소비 환경에 적극 대응한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정체성은 지키되, 변화에는 주저하지 않는 태도가 장수 브랜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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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트리니티 링’(왼쪽)과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 모습(사진=까르띠에 홈페이지·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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