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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저질러도… '못' 잡는 주한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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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특권 남용 法 처벌 회피
'기피인물' 지정 가능하지만
외교관계 우려 신중한 검토
파견국 항의 등 노력 필요해

머니투데이

외교관 면책특권/그래픽=이지혜



음주운전사고를 낸 주한몽골대사관 직원이 '면책특권'을 행사하면서 특권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한 외교관이 면책특권을 이용,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받는 주한몽골대사관 행정직원 A씨(몽골 국적)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조만간 불송치 종결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달 12일 강남구 신사역 인근 도로에서 음주상태로 3중 추돌사고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앞차 운전자 2명이 다쳤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다.

행정직원인 A씨는 외교관은 아니지만 면책특권 대상자다. 외교관과 동일하게 민형사 책임이 원칙적으로 면책되는 건 아니지만 형사처벌은 받지 않는다.

외교관은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에 따라 주재국의 민형사상 책임을 피할 수 있다. 다만 민사책임에서 △부동산 소송 △유언·상속 소송 △사적 직업·상업활동 등은 예외다.

면책특권은 원활한 공무를 위한 일종의 권리다. 파견국 대표로서 독립적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음주사고·성범죄 이후 반복되는 면책특권 행사에 특권남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일례로 지난해 6월과 8월엔 한국 주재 외교관의 성추행·폭행사건이 각각 발생했지만 두 외교관 모두 면책특권을 행사했다. 성추행사건은 파견국(온두라스)에서 특권포기와 조사협조 의사를 밝혔지만 당사자가 사의를 표명한 뒤 출국하면서 처벌로 이어지지 않았다.

국제법에 따라 문제를 일으킨 외교관을 우리 정부가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할 수는 있다. 기피인물로 지정되면 72시간 내 주재국을 떠나야 한다.

다만 두 나라 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히 검토된다. 2023년 싱하이밍 전 중국대사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한때 정치권에서는 기피인물 지정까지 거론됐으나 공식적으로 지정되진 않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는 "국제적 규약으로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라며 "파견국 외교채널을 통해 엄중히 항의하거나 문책을 요구하는 외교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피해자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정치외교학 전문가는 "불가피하게 피해를 입은 국민에 대해서는 정부가 소정의 피해보상을 하거나 구제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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