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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체포 방해' 재판부 "사후 계엄선포문, 전두환 시절 문건 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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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서 "12·3 비상계엄, 내란죄 실행 착수로 평가할 여지"
공수처 내란 수사권 인정…'V 걱정' 김건희 텔레그램 내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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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6/뉴스1


(서울=뉴스1) 서한샘 유수연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등 혐의에 징역 5년을 선고한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 해제 뒤 급조한 '사후 계엄 선포문'과 1980년대 전두환 신군부 시절 계엄 선포문이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윤 전 대통령의 특수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 1심 판결문에서 사후 계엄 선포문을 작성·폐기하도록 한 혐의에 관해 판단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12·3 비상계엄 사후 선포문과 전두환 신군부가 전국으로 확대했던 1980년 5월 17일 계엄 선포문,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0년 10월 16일 계엄 선포문 사진을 나란히 배치하며 비교했다.

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사후 계엄 선포문을 두고 "실체에 해당하는 계엄 선포문을 보완하기 위한 단순한 표지 내지는 형식적 외피에 불과하다"면서 "임의로 작성한 참고 자료일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 선포문은 1980년 계엄 문건과 제목, 내용, 구조와 형식 등이 매우 흡사하다"면서 "각 문서는 계엄을 선포한다는 뜻을 공고하면서 계엄의 종류, 일시, 지역, 계엄사령관 등을 안내하는 '선포문'의 성격을 갖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향후 계엄 선포 요건이 문제 될 경우 등에 대비해 문서주의·부서제도 요건을 갖췄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한 문서로 사용할 목적으로 작성된 공문서"라고 봤다.

판결문에는 12·3 비상계엄을 '내란죄 실행의 착수'로 평가할 여지도 있다는 점도 우회적으로 언급됐다. 이는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가 내란죄에 흡수되므로 '이중기소'에 해당한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배척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계엄 선포가 뒤이은 계엄군 배치·포고령 등 후속 조치와 불가분하게 이어져 총체적으로 헌법기관을 강압할 수 있는 수단이 돼 이를 '폭동'으로서의 협박 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내란죄 실행의 착수로 평가될 여지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인의 국무회의 소집 행위는 계엄 선포 행위 이전에 이뤄진 것"이라고 짚었다.

문장 의미 자체는 국무회의 소집이 내란죄 실행 착수 시점인 계엄 선포 이전에 이뤄진 것이므로 이중기소가 아니라는 것이지만, 계엄 선포가 계엄군 배치·포고령 등과 이어져 내란죄 구성요건인 '폭동'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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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대현 부장판사. 2025.9.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직권남용 수사서 내란 혐의 드러나…신속 수사 필요" 공수처 수사권 인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 우두머리 죄 수사권을 인정하면서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도 조목조목 배척했다.

재판부는 내란죄가 공수처의 직접 수사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공수처 수사 대상인 직권남용 범죄의 '관련 범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직권남용죄와 내란 우두머리 죄의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는 점을 짚으면서 "두 혐의는 중간 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연결되므로 '직접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권남용 혐의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고, 내란 우두머리 범죄 특성상 신속한 수사를 통해 정의를 실현할 필요도 있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관련성'도 인정된다"고 부연했다.

헌법상 '불소추 특권'을 들며 현직 대통령을 수사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 관해서도 "재직 중 소추(기소)를 받지 않는다는 것일 뿐 수사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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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동취재) 2025.4.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김건희 "V는 체포 살짝 걱정"…김성훈 "끝까지 지켜내겠다"

판결문에는 2024년 12월 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김건희 여사가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도 담겼다.

김 전 차장은 2024년 12월 말 김 여사에게 '영부인님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하게 계십시오', '압수수색이니 체포영장이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저희가 끝까지 지켜내고 막아내겠습니다'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김 여사는 '관저를 압수수색할 수 있는 특검법을 민주당서 발의한다는데 그게 통과되면 경호처에서 막을 수는 없는 거죠'라면서 '브이(V)는 살짝 걱정하십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김 전 차장은 '법조인들 사이에서도 내란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분분한 가운데, 현직 대통령을 특검 아니라 더한 것이 온다 그래도 현행 경호법상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라면서 김 여사를 안심시켰다.

김 여사는 '법조인들과 상의해 법률적 대응도 준비 부탁드립니다'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1월 3일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저지 뒤인 같은 해 1월 7일 김 전 차장이 윤 전 대통령과 메신저로 주고받은 대화도 제시됐다.

김 전 차장은 '대통령님께서 전략을 세우시고 준비하시는 데 전혀 지장 없으시도록 저희 경호처가 철통같이 막아내겠습니다.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모든 것들이 대통령님께 유리하게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욱더 직원들 정신 무장 시켜 한치 흔들림 없이 임무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고 보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그래. 경호처가 흔들림 없이 단결. 경호처는 정치 진영 상관없이 전현직 대통령 국군통수권자의 안전만 생각한다. 우리는 정치를 모른다. 일관된 임무 하나만 생각한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경호처가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위법하게 저지했고 윤 전 대통령이 이에 가담한 점을 인정하면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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