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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추비·관용차 사적 사용’ 전 소방서장에 징역 1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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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업무추진비와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한 전직 소방서장이 감찰 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상사에게 뇌물을 건네고, 감찰 부서 소속 소방관은 그에게 조사 진행 상황을 흘려준 사실이 법정에서 확인됐다. 검찰은 이 같은 ‘봐주기 감찰’ 행위가 공직 기강을 근본부터 훼손했다며 피고인들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20일 전주지법 형사6단독 김현지 판사 심리로 열린 김모 소방정과 소방공무원 A씨의 뇌물공여 및 공무상 기밀누설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두 피고인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소방정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전북 지역 한 소방서장으로 근무하면서 실제로 열리지 않은 ‘직원 격려 간담회’를 개최한 것처럼 허위로 장부를 작성하는 등 157차례에 걸쳐 업무추진비 1600여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관용차 연료비 역시 개인 용도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비위는 내부 고발을 통해 드러났고, 김 소방정은 2023년 감찰 조사받게 됐다. 당시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은 장기간 반복된 비위를 문제 삼아 해임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감찰 과정에서 전북도소방본부 내부의 ‘제 식구 감싸기’ 정황이 불거졌다. 당시 감찰 부서에 근무하던 A씨는 2023년 7월 김 소방정에게 전화로 감찰 진행 상황을 상세히 알려준 것을 시작으로, 이후 모두 5차례에 걸쳐 피감 당사자에게 알려져서는 안 될 감찰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소방정은 이런 정보를 토대로 징계위원회에 출석했고, 노조의 요구와 달리 정직 3개월 처분에 그쳤다. 그는 이후 징계 의결권을 가진 상사에게 26만 원 상당의 굴비 선물 세트를 보내 징계 무마에 대한 답례 또는 청탁 성격의 뇌물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상사는 당시 전북도 부지사로 징계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검찰 수사 결과, 소방본부는 김 소방정의 업무추진비 유용 규모를 실제보다 축소해 200만 원으로 보고하고, 고발 조치도 하지 않은 정황이 확인됐다. 노조는 이후 감찰 부서 직원 여러 명이 김 소방정을 도왔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명확히 드러난 인물은 A씨 한 명뿐이었다.

김 소방정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대통령 표창을 받을 정도로 성실히 근무해 왔고, 국고 손실액도 전액 반환했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김 소방정은 최후진술에서 “저의 잘못으로 조직과 동료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며 고개를 숙였다.

A씨 역시 법정에서 “동년배인 김 소방정이 감찰로 힘들다고 연락해 경솔하게 대응했다”며 “30여 년간의 공직 생활 중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김 소방정과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3일 열릴 예정이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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