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회계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삼일PwC·삼정KPMG·딜로이트안진·EY한영 등 국내 빅4 회계법인은 약 800명 안팎의 신입 회계사를 채용했다. 한해 1200명을 넘겼던 시기와 비교하면 30%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신입 회계사의 채용이 줄어든 건 AI와 자동화 확산에 따른 저연차 회계사의 채용 축소 영향이다. 리서치, 기초 실사, 회계 처리 등 초기 단계 업무가 AI기술로 대체되면서 저연차 회계사의 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전표 입력, 거래 분류, 계정 조정, 청구서 발행 등 기본적인 부기·회계 사무는 회계 소프트웨어와 AI봇을 중심으로 처리하는 비중이 커졌다. 카드·계좌 거래와 장부를 맞추는 대조, 월말 마감 때 수동으로 맞추던 항목들도 자동 대조와 알림 기능이 대신하는 추세다.
또한 AI로 데이터를 분석해 감사계획 수립부터 입증감사 절차까지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하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회계업계의 한 관계자는 "AI가 대체하고 있는 부분은 대부분 1~3년차가 하던 단순·반복 업무쪽"이라며 "전표 확인이나 기초 데이터 정리처럼 주니어가 맡던 업무 상당수는 이제 분석 자동화 도구가 대신 처리하며 현장 흐름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AI 도입으로 전표 확인·데이터 전처리 같은 기초 업무는 크게 줄었지만, 업계에서 회계사는 최종 판단과 전략 수립, 리스크 해석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하는 구조로 점차 전환되고 있다. 업계에선 "단순 작업자형 주니어보다는 AI를 잘 다루고 빠르게 중간 관리자 역할로 올라갈 수 있는 전문가형 인재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AI 도입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보다 검증 비용과 리스크 관리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회계업무 특성상 AI 오류로 '신뢰'에 문제가 생길 경우 회계법인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회계법인의 본부장급 인사는 "회계감사 분야에 AI를 사용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지만, AI 사용에 대한 법령과 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현재 상황은 안전벨트 없이 과속하는 자동차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령과 기준에 AI 활용 가이드가 명확하지 않으면 오히려 법적, 윤리적 그리고 실무적 측면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감사보고서의 신뢰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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