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1일 6·1유족회와 특수전학교 주관으로 열린 청계산 순직장병 추모행사의 모습. 유족 제공 |
“액수를 떠나 형의 죽음을 국가마저 잊은 것 같습니다. 참담함 그 이상이죠.”
44년 전 청계산 군 수송기 추락 사고로 형 김중천(사망 당시 21살)씨를 잃은 김이중(61)씨 목소리가 먹먹했다. 김씨 형을 포함해 군인 53명을 실은 시(C)-123 수송기는 1982년 6월1일 기상 악화로 청계산에 추락했다. 살아남은 군인은 없었다. 유족들은 사고 날짜를 따 ‘6·1유족회’를 꾸린 뒤 매년 6월1일 추모행사를 열었다. 유족들에게는 국가보훈부가 한 해 200만원씩 지급하는 행사 지원금이 그나마 위로가 됐지만, 올해 들어 사라져 버렸다.
유족과 보훈부 설명을 19일 들어보면, 민간단체들의 추모행사를 지원하는 ‘호국보훈의 달 계기 민간보조사업’(보조사업) 예산 5400만원이 올해 전액 삭감됐다. 보훈부는 “기획재정부 심의 단계에서 협의해 지출 구조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든 셈인데, 20~30개 민간단체에 지급되는 지원금 5400만원은 보훈부 예산에서는 극히 일부다. 보훈부 전체 예산은 지난해 6조4467억원에서 올해 6조6870억원으로 3.7% 늘었다. 보훈부 쪽은 “2027년에는 민간단체를 지원하는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과거 군 사망사고에서 국가의 추모 지원까지 사라지자 아쉬움을 토로했다. 2022년 말 나온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조사를 보면, 청계산 군 수송기 추락 사고 당시 군은 유족에게 알리지도 않고 사고 하루 만에 희생자 유해를 수습해 화장했다. 사고 4개월 전 같은 기종 수송기가 제주 한라산에 추락해 53명이 희생된 터라, 부담을 느낀 전두환 정부가 사고를 숨긴 것으로 유족들은 추정한다. 김씨는 “사망자들이 대부분 미혼이었기 때문에 유족도 부모와 형제가 대다수다. 이제 돌아가신 분도 많아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고 했다.
6·1유족회는 올해 국가 지원 없이 추모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당시 사고로 동생을 잃은 홍병조 6·1유족회장은 “나라를 위해서 죽은 군인에게 돈 200만원이 아깝다는 것처럼 느껴진다. 남은 유족들이 세상을 다 떠나면 완전히 없는 일이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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