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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혁당 재건위’ 강을성씨 사형 50년만에 무죄…이 대통령 “경·검·판, 어떤 책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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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박정희 정권 시절 ‘통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으로 사형이 집행됐던 고 강을성씨가 50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참혹하게 억울한 수사, 기소, 판결을 한 경찰, 검사, 판사들은 어떤 책임을 지나”라고 말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강민호)는 19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았던 강씨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강씨의 무죄 선고 기사를 공유하며 “지금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뒤늦은 판결 번복, 안 하는 것보다는 백번 낫지만 백골조차 흩어져 버린 지금에 와서 과연”이라고 말했다.

통혁당 재건위 사건은 1968년 중앙정보부가 ‘북한의 지령을 받은 인사들이 반정부 활동을 위해 지하조직을 결성했다’고 발표한 ‘통일혁명당 사건’의 연장선에 있다. 군부는 이른바 ‘통혁당 재건운동’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다수의 시민을 연행했다. 육군본부 군무원으로 근무하던 강씨는 1974년 ‘북한의 지령을 받아 통일혁명당을 재건하려 했다’는 혐의로 보안사령부에 체포됐다. 이후 고문 수사를 거쳐 진두현·박기래·김태열씨 등과 함께 사형을 선고받았고 1976년 형이 집행됐다.

재판부는 이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 외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강씨의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대해 “불법 구금 상태에서 작성된 위법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또 “단순히 북한에서 발간한 논문을 읽었다는 사정만으로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동조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선고 직후 재판장은 “마음이 무겁다.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았다고 하나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고, 너무 늦었다는 점에서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념이라는 잣대가 눈을 가리던 시절에도 사법부만큼은 인권의 마지막 보루가 됐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오류를 범한 사법기관의 일원으로서 유족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결심 공판에서 “원심에서는 피고인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해야 할 절차적 진실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무죄를 구형했다. 서울동부지검 역시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약 50년간 흩어진 기록을 모아 확인하는 절차를 인내하며 기다려주신 피고인과 유족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검찰은 인권 옹호 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통일혁명당 재건위 사건 관련자들은 재심을 통해 잇따라 무죄를 확정받았다.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1991년 가석방된 고 박기래씨는 2023년 5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고, ‘간첩단 우두머리’로 지목돼 16년간 복역했던 고 진두현씨와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던 고 박석주씨도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강씨와 함께 사형이 확정돼 1982년 형이 집행된 고 김태열씨 역시 지난해 8월 서울고등법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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