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인프라서 中장비 퇴출 법안 마련에...관영지 "기술·법적 근거 부족" 비판
'그린란드 합병 의지' 트럼프 유럽 겨냥하자... "EU 전략적 자주성 추구 지지"
유럽연합(EU)이 통신과 에너지 등 핵심 인프라에서 중국산 장비를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법안을 마련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이 '이중잣대'라고 꼬집고 나섰다. EU가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는 굴복하면서 오히려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준 중국을 겨냥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9일 논평에서 "EU는 중국을 경쟁자로 보고 중국 기업들의 인프라 건설 참여를 강제로 분리시킨 반면 미국을 동맹국으로 받들었음에도 미국의 영토와 관세 위협에 굴복하며 묵인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이중잣대'를 남용한 것일 뿐 아니라 패권 강압에 직면했을 때 EU의 전략적 '무능함'(spinelessness)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EU는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통신 네트워크, 태양광 시스템, 보안 검색 스캐너 등 중국산 장비를 국가 기간 시설에서 단계적으로 배제하도록 하는 보안법안을 20일 제안할 예정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를 지적하며 "최근 몇년간 이같은 관행은 자주 발생했지만 명확한 기술적, 법적 근거가 부족할 뿐 아니라 과학적 상식과 시장 법칙을 공공연하게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EU 내에서도 중국산 통신장비 금지는 소비자 가격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태양광 패널의 경우 현재 EU에 설치된 것 중 90% 이상이 중국에선 생산됐다면서 "EU가 높은 가성비와 기술 선도적 공급망을 강제로 분리하는 것은 비용 증가와 EU의 녹색전환 및 디지털화 속도를 저해해 글로벌 경쟁에서 자멸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에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까지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노골화하는 데 대해 '패권적 침략'이라고 비판했다. 매체는 "EU는 항상 미국을 우선시했고 심지어 자신의 이익을 희생했지만 결국 얻은 것은 미국의 존중과 보답이 아닌 더욱 가혹한 멸시와 착취"라며 "미국은 관세 부과를 협상 카드로 삼아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공개적으로 병합할 것을 요구하는 등 동맹국의 국토 주권을 '부동산 거래' 대상으로 여겼는데, 이는 노골적 패권적 침략과 모욕"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EU를 향해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은 중국의 발전 속도를 막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EU의 선택지를 좁혀 폐쇄와 의존의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할 것"이라며 "중국은 EU를 다극 세계에선 없어설 안 될 세력으로 간주하고 전략적 자주성 추구를 진심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한 자주성은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지휘봉을 따라가서는 안된다"며 "'이중잣대'의 수렁에 빠져있는 것은 스스로의 에너지를 소진시킬 뿐이며 이성적이고 실용적으로 복귀해야 운명을 자신의 손에 쥐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병합에 저항하는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주경제=이지원 기자 jeewonl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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