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거래 비중 늘면서 실상 반영 못해
신규는 경기 7%·인천 5% 등 상승 여전
잇단 전세 대출 옥죄기에 월세화도 가속
서울 아파트 월세 3.94%↑‘역대 최고’
"2029년까지 공급 부족"… 우울한 전망
민간 임대 주택 신규 공급 자취 감춰
전국 공급량 28만여가구 → 5만여가구
"인허가·착공 지표가 물량 감소 말해줘"
집값 잡으려다 서민 임대차 대란 우려
전세 소멸과 월세 공습은 여러 통계 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사라지는 전세 매물에 비해 가격(전세가) 상승폭은 비교적 안정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KB부동산의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을 보면 3%대로 지난 2024년(5~6%대) 보다 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실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통계다. 계약갱신 비중이 늘면서 전세가격이 덜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있기 때문이다. 신규 전세계약만 고려하면 서울 아파트의 경우 상승률이 10%를 넘는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이미 월세는 물론 실제 전세가격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며 "미래 지표 역시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신규 전세계약, 서울 10.3% 상승
18일 파이낸셜뉴스가 직방에 의뢰해 지난해 아파트 신규 전세계약 평균가격을 조사한 결과 서울의 경우 6억3593만원으로 집계됐다. 계약갱신 거래를 제외한 수치로 처음으로 6억원을 넘어섰다. 2024년 신규 전세거래 평균 가격(5억7668만원)과 비교하면 10.3% 상승했다.
임차 수요가 많은 전용 59㎡의 경우 신규 계약 평균 전세가격이 2024년 4억7708만원에서 2025년에는 5억4305만원으로 무려 13.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다른 지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평균과 신규 전세계약 상승률 간의 괴리가 크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아파트값 통계를 보면 지난 2025년 경기 아파트 전세가는 1.89%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신규 전세계약 평균가는 3억3140만원에서 3억5449만원으로 7.0% 올랐다. 갱신분을 포함한 인천 전세가는 지난해 0.32% 상승했지만 신규 계약만 고려하면 5.0% 오른 것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가운데 갱신 계약 비중은 40%대로 상승했다. 지난해 대비 10%p 이상 확대된 수치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시장은 지난해 갱신 비중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안정화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 교수는 "강남 아파트 전세가율이 30%대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이 역시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세가율 통계 역시 갱신거래가 반영된다. 갱신 비중이 크게 늘면서 시장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월세 전환, 서울 2배 증가
이런 가운데 월세 공습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월세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출범한 새 정부가 잇따라 전세 대출을 옥죄면서 월세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한 예로 아파트 갱신계약 가운데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 건수가 폭증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2024년 4971건에서 2025년에는 8168건으로 1.6배 증가했다. 서울은 이 기간 2607건에서 5235건으로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월세 가격은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통계를 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세는 3.94% 뛰었다. 지난 2016년 관련 통계 이후 역대 최고치로 월세 가격이 3% 이상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가격도 이 기간 2% 이상 뛰었다. 월세 가격 상승은 아파트 뿐만 아니라 전 주택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를 포함함 주택의 경우 월세 거래가 10건 중 7건에 이른다. 국토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1월 주택 월세 거래 비중은 서울이 64.1%를 기록했다. 5년 평균(51.1%) 보다 10%p 높은 수치이다.
이남수 투미부동산컨설팅 부사장은 "2+2년 기간이 끝나면 그간 못 올린 보증금을 한번에 반영하고 있다"며 "여기에 전세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어쩔 수 없이 월세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전세에서 내집마련으로 한 단계 올라가야 하는 데 각종 규제에 대출 한도도 크게 줄면서 오히려 월세로 내려가면서 주거의 질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도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민간 임대주택 '뚝뚝'...공급부족 지속
더 큰 문제는 전월세 물량 공급이 앞으로 계속 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2029년까지 공급 부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우선 장기간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한 민간 임대주택 신규 공급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국토부 최신 통계를 보면 서울 민간 임대주택 공급 규모는 지난 2020년 9만5000여가구에서 계속 감소하더니 지난 2024년에는 1만3000여가구로 쪼그라들었다. 전국 민간 임대주택 공급량도 이 기간 28만여가구에서 5만여가구로 확 줄었다. 민간 임대주택 공급 감소를 감안할 때 총 재고량도 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아파트 입주물량 통계도 암울하다. 부동산R114(임대 및 도생 포함) 수치를 보면 서울의 경우 2025년 4만2611가구에서 올해 2만9161가구로 31% 감소한다. 지방도 이 기간 14만가구에서 9만8000가구로 감소한다.
직방은 순수 아파트만 통계로 잡고 있는데 감소폭이 더 크다. 서울은 2025년 3만1000여가구에서 1만6000여가구로 48%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물량 감소는 더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인허가 및 착공 지표를 보면 물량 감소가 올해를 기점으로 최소 20209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설상가상으로 새 정부의 잇단 규제 강화로 인해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는 크게 늘면서 전세와 월세의 동반 가격 상승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전문가는 "현재 정부 방향을 보면 갭투기는 물론 집값 불안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전세는 없애고, 월세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며 "정부는 전세 시장이 안정돼 있다고 하지만 신규 분만 놓고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 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임대차 대란"이라고 우려했다.
건설부동산부 부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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