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적자를 이어온 빛고을전남대병원이 개원 12년만에 기능을 전면 재편한다. 오는 3월 류마티스내과 등 핵심 진료과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본원으로 옮기고, 남은 빛고을전남대병원에는 진료·교육·공공보건의료를 통합하는 '지역 공공의료 허브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18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빛고을전남대병원은 작년 11월 류마티스·퇴행성 관절염 공공전문진료센터를 본원으로 기능 이전하는 안을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 받았다. 같은해 12월엔 교육부로부터 임상교육훈련센터 구축사업 계획 변경을 승인받았다.
빚고을전남병원이 핵심 기능을 이전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만성적인 재정 적자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 병원은 2014년 2월 5일 의료진 120여 명, 216개 병상으로 광주 남구 노대동 노인건강타운 안에 개원했다. 당시 전남대병원 예산 297억 원 외에도 국비 250억 원, 시비 110억 원 등 총 657억 원이 투입됐다. 개원 당시 11개였던 진료과가 20개까지 늘어나며 2020년 종합병원으로 승격했으나 연간 수백억 원의 적자를 겪어왔다.
무엇보다 빛고을전남대병원의 주이용층인 노인 환자들이 내원하기엔 교통편이 좋지 않았고, 류마티스·퇴행성 관절염 외에 다른 질환 진료가 필요할 경우 본원을 다시 방문해야 해 불편함이 컸다. 설상가상 의대 정원 증원 추진에 따른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진료 기능이 제한되고 병원 운영 비용도 크게 늘어났던 상황이다.
앞서 전남대병원은 작년 10월 보도자료를 내고 "의정갈등 이후 누적 적자가 15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분원인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만 연 170억 원 이상 적자를 내면서 누적 적자가 12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재정 적자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핵심 진료 기능을 본원으로 이전한다고 해석하는 이유다.
다만 전남대병원 측은 기능 축소가 아닌 '기능 재배치'라고 설명했다. 고난도 수술과 중증·급성기 치료는 본원에서 전담하고, 빛고을전남대병원은 예방·사후관리·돌봄 중심의 복합기능 공공의료 거점센터로 기능을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류마티스센터를 찾는 환자들이 대부분 복합질환 비율이 높은 고령층인 만큼, 다른 진료가 필요한 경우 본원을 오가야 하는 기존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3월부터 류마티스·퇴행성 관절염 공공전문진료센터가 본원으로 이전되도 노년내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소화기내과 등은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진료를 계속 이어간다. 빛고을전남대병원은 류마티스·퇴행성 질환에 대한 사전 예방적 검진과 중장기적 관리, 노년내과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 등을 특화해나갈 방침이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증가하는 만성질환 관리, 회복기 의료수요를 반영해 노인특화 전문진료도 강화한다.
또 호남권 최초로 모의수술실, 시뮬레이션실 등을 갖추고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구축해 전공의 등 예비 의료인에게 실습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통합검진센터와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감염병 전담 병동 확보 등도 추진한다.
정신 전남대병원장은 "이번 기능 재편은 병원 이전이나 축소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기준으로 한 의료 기능의 재배치"라며 "빛고을전남대병원을 진료·교육·공공의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역 공공의료의 허브로 육성해, 국립대병원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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