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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6.01.16. bjko@newsis.com /사진=류현주 |
여당이 추진 중인 배임죄 등 경제형벌 합리화가 요원하단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지만 법무부가 진행 중인 연구 용역 결과만 기다리는 실정이라 처리 시점에 대한 전망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형법상 배임죄에 '경영판단면책 원칙'을 명문화하고 상법상 특별배임죄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1일부터 100일간 진행된 정기국회 전까지 당론을 확정하고 정기국회 기간 내에 이를 처리하려고 했으나 현재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한 상태다.
형법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재산상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득을 취한 경우 처벌하는 내용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상대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게 성의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고의로 위배하고 재산상 이득을 보며 상대에 손해를 끼치면 처벌한다는 규정인데 그 범위가 불명확해 기업의 소극적 의사결정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별배임죄는 경우 공식 법률용어는 아니지만 상법상 이사 등의 의무 위반 행위를 형법 제356조(업무상 횡령·배임)로 처벌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이사·감사 등 업무상 사무처리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을 경우 상법은 배상의 책임을 묻고 형법은 이를 근거로 처벌하는 것이다.
기업인을 상대로 한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막고 기업에 부담이 큰 상법 개정에 따른 보완책 성격으로 추진된 이번 법 개정이 늦어지는 원인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선 "법무부의 연구용역 결과가 늦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민주당 경제형벌·민사책임 합리화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당초 2월까지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상반기 중 처리를 목표로 했으나 법무부가 상반기 내에 결과를 내겠다고 하면서 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의 연구 용역이 늦어지는 주된 이유로는 배임죄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불합리한 법안과 배임죄 처벌이 필요한 항목을 구분 짓는 과정에서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하는 만큼 속도를 내지 못한단 의미다.
배임죄 폐지가 늦어지는 사이 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3차 상법 개정안 처리는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고 기존 자사주 보유분을 법 시행일로부터 1년6개월 이내 소각하는 내용이다.
자사주가 소수의 대주주 이익을 위해 활용된다는 인식 하에 개정되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이 환영하는 데다 이 대통령의 '코스피 5000' 공약 달성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평가되지만 재계는 투기자본 등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염려하는 상황이다.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는 법 개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최근 주요 정당 지도부와 만난 이 대통령이 경제형벌 합리화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6일 이 대통령의 정당 지도부 오찬 관련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당 지도자들도 같이 (경제 형벌)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해 나가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열린 비상경제점검TF 회의에서도 "배임죄가 남용되면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어 다시 한번 제도적 개선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며 "국민주권정부는 실용적인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법무부의 연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배임죄 폐지를 통합·처리하기보다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이를 단계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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