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제4회 수상자 전시회 ‘신낭만사회’ 포스터.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박찬욱 감독이 주목한 자폐 첼리스트 이정현의 ‘그림 악보’ 특별 공연이 오는 2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KCDF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제4회 수상자 전시회 ‘신낭만사회(Neo-Romantic Society)’ 연계 행사인 라운드 테이블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아르브뤼미술상은 국민일보가 신경다양성 신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한국 1세대 실험미술 거장 이건용 작가의 후원을 받아 제정한 상이다.
올해 라운드 테이블은 ‘장애라는 공감각자의 영토’를 주제로 열린다. 충북예고 졸업반인 이정현(19)은 박찬욱 감독 영화 ‘어쩔수가없다’에서 만수 부부의 자폐 딸 리원의 실제 모델이다. 영화에서 리원은 색연필로 알록달록한 점을 이어 붙이며 악보 같은 그림을 그린다. 이정현은 소리를 들을 때 색을 느끼는 ‘색청 공감각자’로, 들은 음을 색과 이미지로 시각화하며 그림 악보를 그린다.
공연에 이어 이정현의 아버지 이용진 씨가 ‘아빠가 푸는 이정현의 그림 악보의 비밀’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 모든 이미지가 모자이크 처리된 것처럼 보이는 저시력 시각 예술가 김보라 씨가 ‘저시력 예술가에게 본다는 것은’을 주제로 발표한다. 또 국내 최초 장애·비장애 통합 레지던시인 부산 창작공간 두구 운영자 김미지 씨가 발표자로 참여해 통합 레지던시가 비장애 작가에게도 예술적 영감을 제공하며, 어떻게 상호 시너지를 내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라운드 테이블은 이같이 장애 당사자와 가족, 비장애 활동가 등 다양한 주체의 목소리를 통해 장애를 한계가 아닌 창작의 영감을 제공하는 비밀 통로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이것이 예술계에 어떤 가능성을 제시할 지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트 팩토리’도 전시 기간 중 3차례 진행된다. 아트 팩토리는 전시장에 작가 작업실을 마련해 수상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 모습을 현장에서 그대로 보여주는 이벤트다. 심규철의 ‘낭만사회 - 함께 그리기’(1월 27일), 정장우의 ‘다정한 얼굴 - 함께 그리기’(1월 29일), 강원진의 ‘금지어로 비추는 나 - 기록하기’(2월 5일) 순으로 진행된다.
2월 8일까지 열리는 ‘신낭만사회’ 전시에는 대상 심규철의 ‘고구려의 행군’, 최우수상 정장우의 ‘흔들림 속에 꼿꼿함’, 우수상 강원진의 ‘여성시대(女盛時代)Ⅱ-버스정류장’ 등 수상자 13명의 회화, 도자 작품 38점이 출품됐다.
전시 제목인 ‘신낭만사회’는 대상 수상자 심규철의 작품 ‘파리와 내가 사랑한 것들’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가 상상한 19세기 ‘낭만의 도시’ 파리에는 팔이 네 개인 사람과 두 개인 사람이 서로 스스럼없이 함께 거리를 활보한다.
수상 작가들의 작품 전반에는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이 인간과 동·식물,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새로운 유토피아에 대한 동경이 녹아 있다. 19세기 낭만주의가 이성 중심의 합리주의에 맞서 감성과 상상력의 가치를 제기했다면, 이번 전시는 비장애 중심주의와 인간 중심주의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낙원으로서의 ‘신낭만사회’를 제안하고자 한다.
손영옥 공모전 총괄기획자(국민일보 미술전문기자· 숙명여대 객원교수)는 “신낭만사회는 정상이라는 차가운 잣대도, 인간과 기계, 인간과 동식물 사이의 위계도 없는 세상”이라며 “수상작들의 작품에서 포착되는 새롭고 다정한 낙원에 대한 갈망이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스며드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