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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망상에 사로잡힌 남편과 헤어지고 싶어요[양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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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양친소]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

이데일리

(사진=챗GPT)


결혼 5개월 차, 신혼 생활의 단꿈은커녕 남편과 매일 전쟁입니다. 결혼식 후부터 남편은 이상했습니다. 저의 전 남자친구가 우리를 미행하는 것 같다며 불길해 했습니다. ‘그 사람도 곧 결혼한다는데 왜 우리를 따라다니냐’며 안심시켜도 이상한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심지어 흐릿한 성인 사이트의 동영상을 하나 가지고 와서는 영상 속 여자가 저와 닮았다고 하는 겁니다. 기가 막혀서 무시했는데. 일주일 뒤 또 영상 속 여자 이야기를 하면서 어깨선, 다리 모양이 저와 똑같다고 하는 겁니다. 아니라고 해도 남편의 의심은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

제 주변 지인들에게 제가 어떻게 지냈는지 꼬치꼬치 캐묻고 다니고, 제 물건들을 어찌나 뒤지고 메일까지 샅샅이 뒤져 보는지, 제가 아무리 아니라고 설명해도 한번 믿기 시작하면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남편의 망상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저와 동업관계인 원장님의 남편과 저의 불륜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매번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도 이젠 지칩니다.

아직 혼인신고도 안한 상황이라 서로 깨끗하게 헤어지면 될 것 같은데요. 결혼할 때 시댁에서 바라는 게 많아서 예물로 들어간 돈만 2억이 됩니다. 남편이 일찍 분양받은 아파트 하나 있다고 예물, 고가의 시계, 결혼식 비용 거기다 외제차까지 저희 집에서 모두 했습니다. 전부 돌려받고 싶습니다. 남편의 의심으로 괴롭힘당한 시간들도 보상받고 싶고 제 이메일과 휴대폰은 물론 SNS까지 비밀번호까지 바꿔가며 몰래 보는 남편의 행동도 법적으로 따져보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 사연자의 남편처럼 아내를 믿지 못하면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힘들 것 같은데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 부부관계의 출발점은 신뢰입니다. 배우자가 아무런 근거 없이 외도를 의심하고, 그 의심이 반복되고 고착화 되는 경우라면 단순한 부부 갈등을 넘어섭니다. 일반적으로 의처증이라 불리는 상태는, 배우자의 외도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증상을 말하며, 의학적으로는 망상장애 중 ‘질투형 망상장애’로 분류됩니다. 이는 단순한 질투나 불안과 달리, 객관적 근거나 합리적 설명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배우자의 외도를 확신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무리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해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확인을 하거나 휴대전화, 이메일, SNS 등을 뒤지는 등 통제와 감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상대 배우자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주고,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배우자가 이유 없이 정조를 의심하고 이를 반복하며 정상적인 혼인생활이 어렵게 된 경우, 이는 명백한 귀책사유로 평가될 수 있고, 이혼 청구는 물론 위자료 청구도 가능합니다.

-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관계는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 혼인신고를 한 경우를 법률혼, 혼인신고 없이 부부로 생활한 경우를 사실혼이라고 합니다. 법률혼의 경우에는 이혼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사실혼은 파기하는 방식에 특별한 형식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당사자 간에 합의하여 관계를 정리할 수도 있고,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일방이 관계 종료 의사를 명확히 통보하는 것만으로도 사실혼은 해소됩니다. 사연자처럼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라면, 더이상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굳이 이혼 절차를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관계 종료 이후 재산 문제나 위자료 문제는 별도의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단순히 ‘헤어지는 것’과 ‘법적 정산’은 구분해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예물로 들어간 2억 원은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 사실혼 관계에서 예물이나 결혼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는, 관계가 언제, 어떤 사정으로 파탄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핵심은 그 사실혼이 과연 부부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혼인 생활에 해당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혼인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부부로서의 실질이 거의 형성되지 못한 채 단기간에 혼인관계가 파탄된 경우라면, 파탄의 책임이 있는 쪽이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것과는 별도로, 결혼을 전제로 불필요하게 지출된 비용 상당을 배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실제 판례를 보면, 결혼식 후 불과 1개월 만에 남편이 일방적으로 헤어지자며 집을 나가 별거에 들어간 사안에서, 법원은 청첩장 제작비, 스튜디오 촬영비, 하객 식대, 답례품 비용, 신혼여행비 등 결혼식과 혼인생활을 위해 지출된 비용 전반을 반환하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즉 사실혼 관계의 파탄 시기가 언제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법원은 부부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혼인생활을 했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파탄된 경우에는 파탄 책임이 있는 쪽에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과 별개로 결혼식 등 혼인생활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을 불필요하게 지출한 상당을 배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물론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쪽은 사실혼 파탄에 책임이 없는 배우자입니다. 반대로, 사실혼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예물이나 예단에 대해 반환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 사연자도 ‘단기간 파탄’으로 보아 예물 반환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 혼인관계가 단기간에 파탄되었는지 여부는, 법에서 “몇 개월 이내면 단기 파탄”이라고 명확하게 정해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결국 법원은 혼인 기간의 길이뿐만 아니라, 혼인의 실질이 형성되었는지,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합니다.

보통 판례를 보면 결혼식을 하고 3개월 기간 안에 파탄된 경우 단기간에 파탄된 걸로 보고, 사안에 따라서는 5개월 만에 파탄된 경우에도 단기 파탄으로 본 사례가 있었습니다. 반면에 결혼식 하고 8개월, 혹은 결혼식과 혼인신고를 하고 10개월 만에 파탄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혼인 불성립에 준하는 경우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예물 반환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반면, 결혼식 이후 8개월 이상 혼인생활을 유지한 경우나, 결혼식과 함께 혼인신고까지 마친 뒤 10개월가량 경과한 후 파탄에 이른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단순한 혼인 불성립이나 단기 파탄으로 보지 않고 이미 혼인의 실질이 형성된 것으로 판단하여 예물 반환을 인정하지 않은 사례들도 있습니다.

사연자는 결혼 후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혼인관계가 무너졌고, 그 원인이 일방 배우자의 병적인 의심과 집착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단기간 파탄으로 평가받을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반환 대상은, 시계, 보석 등 예물, 결혼식 비용, 예단비, 신혼여행비, 예복비, 혼인생활에 필요하다고 제공된 고가 물품(차량 등)이며, 반환청구를 위해 송금내역, 카드결제 내역, 영수증, 견적서, 사진 등 증빙 자료를 준비해 두시면 좋습니다.

- 남편의 의심으로 힘들었던 시간들에 대해서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 위자료 청구는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위자료의 액수는 사안마다 차이가 있지만, 실무상으로는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정도, 사안이 중한 경우에는 5천만 원까지 인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혼인 기간이 짧다고 해서 위자료가 반드시 적게 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결혼 과정에서 투입된 금원은 크지만 예물이나 비용 반환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형평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다소 높게 인정하는 판결도 적지 않습니다. 통화·카톡·메일 등에서 남편의 의심 표현, 욕설, 감시행위를 모두 캡처·녹취해 증거로 확보해 두시면 도움이 됩니다.

그 외에 남편이 사연자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어 메시지나 이메일을 몰래 확인하고, SNS 계정까지 무단으로 열람했다면 이는 단순한 부부 간 다툼을 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형법상 비밀침해죄나, 정보통신망법상 비밀침해죄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므로, 위자료 청구와는 별도로, 형사 고소를 병행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5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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