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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언론…신식언론은 무엇인가요?[김유성의 통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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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의연한 기득권 매체를 통칭하는 단어인 듯
대안으로 생각되는 그들은 과연 정의로울까?
'기득권' 앞에 나타나는 인간의 속성은 비슷
또다른 '갈라치기'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재래식 언론’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쓰입니다. 여권 ‘빅마우스’는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의 시민들도 쓰곤 합니다. ‘레거시 미디어’ 정도의 단어는 그나마 나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왜 ‘재래식’이라는 단어를 붙였을까 생각해보면, 여러 의미가 겹쳐 있는 것 같습니다. 왠지 ‘재래식 화장실’을 염두에 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썩다 못해 더럽고 냄새난다’는 뉘앙스를 노린 걸까요. 아마도 ‘구태의연한 기득권 매체’를 통칭하는 말인 듯합니다.

여기서 드는 의문이 하나 있습니다. ‘재래식’이 있으면, 어디에선가는 ‘신식’이 있어야 합니다. ‘푸세식 화장실’이 재래식으로 불리게 된 건 수세식 화장실 보급과 맞물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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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그림


그래서 ‘신식 언론’ 내지 ‘현대식 언론’이라고 부를 만한 게 있나 생각해봤습니다. 과연 그것들이 ‘재래식 언론’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우리 사회 발전에 조금이나마 더 기여할 수 있는지도요.

‘재래식 언론’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배경에는 사회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기술 변화도 큰 몫을 했습니다. 과거에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담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유튜브와 SNS의 발달이 그 장벽을 크게 낮췄습니다. 기술이 더 발전하고 의식 있는 시민들이 참여하면, ‘투명하고 믿을 수 있는 여론의 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커집니다.

개인적으로는 2010년대 중후반에 나타난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스팀잇’의 예를 들고 싶습니다. 스팀잇은 기술적으로 신개념 블로그 플랫폼이라 할 만합니다. 중앙 관리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려 했습니다. 내부 사용자들의 집단지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글쓴이들에게는 코인 보상도 주어졌습니다. 내가 쓴 글의 대가가 중앙화된 소규모 기업집단에 돌아가는 폐해가 줄거나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인센티브 지급이 ‘중앙 관리자’의 선택이 아니라, 사용자들의 호응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글을 잘 써서 많은 호응을 받는 유저일수록 더 많은 코인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그 플랫폼도 결국 힘을 잃었습니다. 가장 큰 요인은 알트코인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진 데 있겠지요. 저는 거기에 더해, 기존 인간 사회에서 보였던 폐해가 그대로 나타났다고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 대형 유저와 그렇지 못한 유저 사이에 계급화가 생겼습니다. 격차도 더 단단해졌습니다. SNS로 치면 인플루언서입니다. 유튜브로 치면 대형 유튜버 같은 존재들입니다. 그들이 사실상 기득권이 된 셈입니다. 평등하고 평평한 ‘집단지성의 플랫폼’ 안에서도 기득권의 등장은 피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일반 사용자들은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합니다. 기득권에 편입되기 위해 노력하거나, 그 플랫폼을 떠나거나. 인간 사회였다면 세 가지 선택이 됩니다. 기득권에 편입되기 위해 노력하거나, 포기하고 살거나, 혁명으로 뒤집거나.

그러나 혁명도 인간의 본성까지는 바꾸지 못합니다. 비기득권층이 힘을 모아 새로운 사회를 만들었다고 합시다. 그것이 유토피아라고 주장해도, 결국에는 기득권·지배 세력이 생겨납니다. 많은 경우 그렇게 생겨난 기득권·지배 세력은 더 험악한 전횡을 저지르곤 합니다. 지금의 북한 사회가 예가 되겠습니다. 수십 년 전 사회주의 리더 국가들 사례까지 굳이 갈 필요도 없습니다.

20~21세기를 놓고 보면, 기술 발전이 사회 변화를 끌고 가는 듯합니다. 기존 기득권의 타파가 자연스럽게 진행되기도 합니다. 미디어만 놓고 보면, 방송과 신문이 힘을 잃은 결정적 변수는 ‘온라인’입니다. 사람들은 종이와 방송에 의존해 정보를 접하지 않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유튜브는 온라인 기술이 집대성된 플랫폼이라고 봅니다. 방송 뉴스가 가진 현장감이 있습니다. 실시간성도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몰려와 보다 보니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수십만, 수백만 단위의 유튜버가 생겼습니다. 유튜브라는 세계에서 그들은 기득권이 됐습니다. 다른 누구보다도 여론을 주도합니다.

대표적인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최근 집권여당의 원내대표 후보들이 줄줄이 어떤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는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원내대표가 선출된 다음날, 가장 먼저 그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습니다. 지난 수십 년 이어져온 미디어와 정치권력의 관계를 떠올리면 의아한 장면입니다. (혹시 그 유튜브 채널이 재래식 언론에 대비되는 신식 언론인가요?)

유튜브 플랫폼 안에서 각자의 매체가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주목됩니다. 폐단이 여기저기서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수익을 위해서는 왜곡과 과장도 할 수 있다’는 의식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태도도 보입니다. 최근 가짜뉴스의 온상이 어디인지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소위 ‘아스팔트 보수’의 카카오톡에 유통되는 유튜브 콘텐츠를 보면 기가 막힐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언론사를 ‘재래식 언론’이라 부르며 기득권·죄악집단으로 통칭하는 흐름이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일반 대중과 엘리트를 갈라치기하는 방식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기자들에 대한 증오 어린 유튜브 쇼츠를 보면, 이런 정서를 부추기는 듯합니다. 기자들이 수십 년간 보인 폐해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다고 여권에서 애호하는 ‘유튜브 매체’가 정의롭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정의롭다’고 했던 이들이, 앞으로도 ‘정의롭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기득권 앞에서 보이는 인간의 속성이 그대로 나타나는 건 아닐까요. 대표적 재래식 언론으로 꼽히는 조중동도 100년 전에는 ‘신문’이라는 신문물에서 나온 민족지로 추앙받았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언론’이라는 단어로 수천, 수만의 기자집단을 통칭해 비판하곤 합니다. 그들을 재래식 언론이라 부르기 전에 생각할 지점이 있습니다. 멀리는 1987년, 가깝게는 2024년 12월 3~4일 국회 현장에도 재래식 언론은 있었습니다. 그 공과를 논하기 전에, 그 안에는 수많은 매체가 있습니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기자들도 있습니다. 한 단어로 통칭하기엔 너무 다양합니다. 유튜브에 좌에서 우까지 수많은 채널이 있고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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