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시 행담도 휴게소 주차장이 차량으로 가득차 있다./뉴스1 |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사는 유모(28)씨는 지난달 말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거주지 인근 상가의 주차권을 구매했다. 유씨가 사는 원룸 건물은 주차 공간이 협소했기 때문이다. 가격은 3개월에 39만원. 유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전액을 입금했다.
그러나 판매자는 차량 등록을 몇 주간 미루다가 결국 이달 초 잠적했다. 이후 지난 6일 판매자의 계정 이용이 정지됐다는 메시지가 왔다. 유씨는 “그간 판매자와 계속 연락이 닿아서 사기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유씨는 지난 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가 2600만대를 넘어선 가운데, 주차 공간 부족으로 ‘주차 난민’이 늘어나면서 이를 노린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등록 차량은 2024년 기준 2630만대로 5년 전보다 약 10% 증가했다. 한정된 부지에 차는 계속 늘어나다 보니 내 집을 두고 유료 주차장을 찾는 수요도 많아지는 것이다. 범죄자들은 주로 주차권 수개월치 가격을 한꺼번에 입금받은 뒤 계정을 삭제하거나 잠적하는 수법을 쓴다.
자영업자 김모(31)씨 또한 같은 피해를 입어 지난 8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김씨가 사는 곳 인근 소형 아파트의 주차권 3개월치를 선납하자마자 판매자가 잠적한 것이다. 김씨는 “판매자의 과거 거래 후기와 높은 평점을 보고 안심했는데, 주차권 가지고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중고거래 사기 피해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한 해 발생한 사기 피해액만 3340억원으로 전년도(1373억원)보다 배 이상으로 늘었다. 중고 시장 거래 규모가 급증하면서 각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2008년 4조원 규모였던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해 43조원으로 10배 이상으로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 거래 플랫폼은 이용자 보호를 위해 AI 모니터링 강화, 사기 계좌 자동 차단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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