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친일반민족행위자의 후손이 보유한 토지를 국가에 귀속시키기 위해 소송 절차에 착수했다. 후손 소유 토지의 소유권 이전과 매각대금 환수를 동시에 청구한 것으로, 친일재산 국가지정 환수 제도를 재가동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법무부는 15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된 신우선·박희양·임선준의 후손이 소유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 토지 24필지(약 4만5000㎡)에 대해 소유권 이전등기와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해당 토지 추정 가액은 약 58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일제강점기 당시 작성된 토지조사부·임야조사부·폐쇄등기부등본과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의 조사 기록 등을 분석해 해당 토지를 식별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이 토지는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된 친일 재산에 해당하며, 제3자에게 매각된 바 있어 매각대금 환수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우선은 조선총독부 중추원 관료로 활동하며 한국병합기념장과 다이쇼대례기념장을 수여받은 인물이다. 박희양 역시 중추원 관료로 한국병합기념장을 받은 바 있다. 임선준은 대한제국 말기 고종의 강제 퇴위와 한일 신협약(정미7조약) 체결 과정에서 일제에 협력해 자작 작위와 한국병합기념장을 받았다.
현행 친일재산국가귀속법은 러일전쟁 개전 시점부터 광복 시점까지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키도록 규정한다. 해당 재산이 이후 제3자에게 매각된 경우에는 매수인이 정당한 대가를 지급했더라도 국가가 매각대금을 부당이득으로 환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환수 소송을 계기로 조사 대상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친일반민족행위로 형성된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켜 3·1운동의 헌법 정신을 실현하겠다”고 밝히며 “향후 친일재산조사위원회 재설치를 위한 입법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수아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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