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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이 2026년에도 '투자전쟁 2라운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생산능력(CAPA)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는 단순 증설을 넘어 미국·유럽 등 거점 분산,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멀티 모달리티 확장, 개발부터 상업 생산까지 잇는 '엔드투엔드'(End-To-End) 서비스가 주요 경쟁축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고객들이 공급망 안정성과 속도를 동시에 요구하면서 CDMO 경쟁의 무게중심도 빠르게 이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글로벌 빅파마 고객일수록 생산능력 숫자뿐 아니라 다지역 생산, 공정 범위, 품질·납기 등 운영 역량까지 종합 평가하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삼성은 미국 록빌·SK는 유럽 IDT·롯데는 한미 투트랙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전략을 '3대축 확장'으로 정리하며 생산능력과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확대를 동시에 밀어붙이고 있다. 회사는 2026년 신년 메시지에서 지난해 성과로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공장 인수 등을 언급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고, '4E와 3S 전략을 중심으로 실행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능력 측면에서는 송도 1~5공장 78만 5000ℓ에 록빌 6만 리터가 더해져 총 84만 5000ℓ로 커질 것으로 알려졌다. 제3바이오캠퍼스에 2034년까지 약 7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시장에서는 대형 수주가 늘수록 한 지역에만 묶이지 않는 공급망이 중요해진다는 점에서 삼성의 미국 거점 확보가 '리스크 분산형 CDMO' 경쟁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K는 축이 두 갈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 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의 경영권 지분(60%) 인수 절차를 완료하며 유럽 거점을 확보했고, 2028년까지 IDT 매출을 현재의 2배로 키우고 EBITDA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백신' 중심 역량에 더해 '글로벌 CDMO'로 확장하는 방향을 분명히 한 셈이다.
동시에 SK팜테코 쪽에선 국내 생산기지 투자를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팜테코의 국내 자회사 SK바이오텍은 세종 공장 증설과 신공장 추진 과정에서 3147억 원 규모 투자 계획을 거론 중 것으로 알려졌다. 저분자·펩타이드 등 수요가 커지는 영역을 겨냥한 설비 확장이 이어지는 흐름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한미 투트랙' 구도를 더 선명하게 만들고 있다. 회사 공식 뉴스룸에 따르면 송도 바이오캠퍼스는 각 12만ℓ의 생산시설 3개로 구성되며, 그중 제1공장은 2026년 완공, 2027년 상반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제1공장이 완공되면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캠퍼스 4만ℓ를 포함해 총 16만ℓ 생산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자금 측면에서도 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어졌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1공장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해 2772억 원 규모 자금 조달을 결정했고, 송도 설비투자에 투입한다는 방향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 조감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캐파 확대' 지속…승부처는 멀티 모달리티 '엔드투엔드' 서비스
올해 CDMO 경쟁의 특징은 캐파만 키우는 싸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글로벌 고객은 생산능력 숫자뿐 아니라 △ADC 등 차세대 모달리티 대응 △완제(필·피니시) 포함 공정 범위 △개발부터 상업 생산까지의 연결성 △다지역 생산을 통한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따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년 메시지에서 '품질'을 타협 없이 지켜내야만 하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고, 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운영 효율 개선도 주문했다. 이는 2라운드가 '더 빨리, 더 넓게, 더 안정적으로'라는 고객 요구에 맞춰 운영체계까지 경쟁 영역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1공장을 '스마트 팩토리'로 건설해 생산 효율과 품질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공정 유연성을 통해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IDT와의 결합을 통해 백신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공정개발부터 상업 생산, 글로벌 공급망까지 전주기 협력 체계를 고도화하겠다는 방향을 밝힌 바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올해 더 가속할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바이오 투자는 단순한 설비 경쟁이 아니라 고객이 체감하는 납기와 품질, 리스크 관리까지 포함한 '제조 인프라 패키지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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