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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간납사 거래구조 변화 조짐…몰아주기에서 입찰경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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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세브란스병원, 특수 관계 간납사 지분 매각
“병원계 유통 공룡 등장은 시기상조”
쿠키뉴스

특수관계인이 설립한 간접납품회사를 통한 의료기관의 독점거래 방식. 김선민 의원실 제공



병원계의 오랜 문제로 지적돼 온 대형 병원과 병원 관계자가 설립한 간접납품회사 간 불공정 거래 구조가 관련 법 제정 이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수 관계에 있는 간납사에 입찰을 몰아주던 구조에서 벗어나, 품질과 가격 경쟁을 중심으로 시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연세대학교는 운영 중인 간납사 에비슨케어의 지분 51% 매각을 위해 의료기기·의약품 구매 대행 전문회사 이지메디컴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에비슨케어는 세브란스병원에 병원 물품을 공급해 온 간납사다.

세브란스병원이 에비슨케어 지분 매각에 나서자,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한 의료기기법 개정안 이후 병원 납품 시장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병원과 간납사 간 불공정 거래 구조가 일정 부분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병원과 간납사 간 불공정 거래는 병원계의 오랜 문제로 지적돼 왔다. 간납사는 의료기기나 치료재료 등을 병원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수입·제조업체와 병원 사이에 개입하는 중간 납품업체다. 병원 요청에 따라 제조사로부터 물품을 대신 구매하고, 병원으로부터 대금을 받아 제조사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취득하는 구조로 수익을 올린다.

이런 거래 구조를 활용해 일부 사립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병원 관계자가 설립한 회사에 입찰을 집중시키는 방식의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간납사 평균 이익률(5.6%)의 4배를 넘는 수익을 올린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의약품 분야는 이미 약사법을 통해 병원과 특수관계인 간 거래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불공정 거래를 방지해 왔다. 반면 의료기기와 기타 물품 분야에는 관련 규정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과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의료기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개정안에 따르면 병원은 △개인의 경우 2촌 이내 친족 △법인의 임원과 그 2촌 이내 친족 △해당 법인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총출연금·주식·지분 50% 초과 소유자 등) △법인의 임원 및 지배하는 자 △법인 또는 개인의 사용인(임원·직원·상업사용인·고용계약자 등) 등 특수관계인이 운영하는 간납사와 의료기기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의료기기법은 오는 2027년 시행될 예정이지만, 연세대학교의 에비슨케어 지분 매각 움직임은 법안 취지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법안 통과 이후 세브란스병원과 연세대가 가장 먼저 간납사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다른 병원들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간납사 업계에서는 병원 납품 시장이 불공정 거래 중심 구조에서 가격과 품질 경쟁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찰을 통한 납품 결정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간납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병원들이 특수 관계에 있는 회사에 납품을 집중하면서 입찰 경쟁이 제한적이었다”며 “법이 바뀌면서 기존과 같은 거래 방식은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입찰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의 활동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간납사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병원 납품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이른바 ‘공룡 업체’가 단기간에 등장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간납사 관계자는 “국내 1위~20위 간납사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합쳐도 10% 후반대”라며 “입찰 시장이 활발하지 않아 업체들이 성장할 기회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 시장이 열렸다고 해서 아직 병원계 납품 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대형 회사가 등장하긴 당분간 어렵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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