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각) 미국 유력 매체 워싱턴포스트(WP)는 “워싱턴포스트와 수정헌법 제1조”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급습이 기자들의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저지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큰 착각”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FBI는 전날 버지니아에 있는 WP 기자 한나 나탄슨의 집을 압수 수색해 휴대전화 1대, 노트북 2대, 스마트워치 1개를 압수했다. 영장에 따르면 이번 압수 수색은 국방부 계약 업체의 시스템 관리자인 오릴리오 페레즈-루고의 기밀 유출 혐의와 관련됐다. 1급 기밀 취급 허가를 갖고 있는 페레즈-루고는 민감한 정보를 빼내 집으로 가져가 자신의 점심 도시락과 지하실에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나탄슨 기자의 취재원인 것으로 전해졌고, 당국은 나탄슨이 아닌 페레즈-루고 수사 일환으로 압수 수색을 집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연방 요원이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은 기자의 자택을 수색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 수정헌법 1조에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데, 기자가 취재 활동을 하면서 확보한 자료 등을 찾기 위해 압수 수색한다면, 언론 자유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기밀 유출 조사라고 해도 연방 요원이 기자의 자택을 수색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했다.
WP는 이날 사설에서 “FBI를 기자 자택으로 보낸 법무부 결정은 모든 언론인과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적인 침해”라면서 “기밀 자료 유출자를 추적하는 것은 정부의 특권이지만 언론인에게는 비밀을 수집하고 보도할 수정헌법 1조상 권리가 있다”고 했다. 이어 “WP는 그러한 자유를 위해 싸워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기밀) 유출은 모든 대통령을 좌절시키지만 기자를 위협하거나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결국 항상 실패한다”고 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사설./WP |
당국은 나탄슨에 대한 수사가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파장은 이어지고 있다. 나탄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약 1년 동안 연방 정부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도해왔다. 최근 몇 달 동안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등과 관련한 기사도 작성했다. 그는 연방 정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전화번호를 공개해 1169명의 취재원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나탄슨을 압수 수색했다는 사실은 취재원의 신원이 이제 법무부 손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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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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