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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HBM4 사양 상향 조정… “SK하이닉스 구조적 취약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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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난해 반도체 대전(SEDEX 2025)을 찾은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HBM4를 둘러보고 있다./뉴스1



엔비디아가 올해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변곡점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사양을 대폭 끌어올리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다시 한번 경쟁 선상에서 차세대 HBM을 수정해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HBM4부터 로직 다이(베이스 다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해당 기술을 자체 보유한 삼성전자와 대만 TSMC에 의존하는 SK하이닉스의 구조적 차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다소 유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로직 다이는 HBM의 두뇌이자 전원·신호의 교통정리를 담당한다.

특히 TSMC의 경우 엔비디아를 비롯해 AI 반도체 광풍으로 밀려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HBM용 로직 다이 생산능력뿐만 아니라 공정 전환 투자를 단행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로직 다이 생산과 공정을 TSMC에 의존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HBM4 납품 기준을 다시 한번 상향 조정해 전달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로직 다이의 설계를 수정하고 파운드리사업부와 협업해 발열 제어와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HBM은 여러 장의 D램 다이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구조다. HBM4에서 로직 다이는 이 스택의 맨 아래(바닥)에 붙는 칩으로, D램 다이만으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기능을 맡는다. 데이터 전송의 타이밍과 경로, 전력관리 등이 로직 다이의 성능에 달려 있는 셈이다.

HBM4는 초기 표준 규격이 데이터 전송 속도 8~10Gb/s였지만 엔비디아가 이를 11Gb/s 이상으로 변경하면서 로직 다이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 같은 고속 구간에서는 HBM으로 발생하는 열, 전력 변동이 곧바로 데이터 처리 오류로 이어질 수 있기에 이를 제어하는 로직 다이의 사양도 개선되어야 한다. HBM 성능 경쟁이 D램보다는 로직 다이 설계 역량으로 확장됐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데이터 전송 속도를 끌어올리는 건 로직 다이의 설계와 공정을 일부 수정하면 되기에 그렇게 어렵게 보진 않는다”며 “엔비디아가 제시한 핀당 11Gbps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문제가 되는 발열 제어다. 이 또한 오래 걸릴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HBM4의 경쟁 우위를 자신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해당 과정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국내 한 사립대 교수는 “HBM이 세대를 거듭하며 로직 다이에서 기술력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SK하이닉스의 경우 해당 기술을 상당 부분 대만 TSMC에 의존하고 있다”며 “지금도 수요 감당이 힘든 TSMC 입장에선 로직 다이에 대한 설비 투자, 라인 확장은 최선단 공정에 비해 후순위로 밀려 있다”고 했다.

범용 D램 공정 전환 역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비해 불리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 D램 생산의 30% 이상을 소화하는 중국 우시 공장과 국내 핵심 거점인 이천 공장의 기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문제가 거론된다. 우시 공장의 경우 미국의 제재로 매년 미국으로부터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얻어야 하는 위험 요소가 있으며, 장비 반입 역시 미국 정부가 정한 기준에 맞춰야 한다.

수출 허가 절차가 상시화하면 장비·부품 조달에 시간이 걸리게 되고 이는 중국 내 생산시설의 첨단 공정 전환을 가로막는 조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중국 내 반도체 장비 반입 제한이 지속될 경우 중국 소재 팹(공장)의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레거시화(구형화)가 진행되면서 생산능력 저하에 따른 영업실적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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