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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 상태' 완주·전주 통합…상대 요구 하나씩 들어주는 '양보 게임' 방식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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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실타레처럼 꼬인 완주·전주 통합의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상대 요구를 하나씩 들어주는 '양보 게임'으로 풀어가는 방안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상황이 매우 복잡하게 뒤엉켜 해법을 찾기 어려운 교착상태를 해결해가기 위해서는 상대의 요구를 하나씩 들어주는 이른바 '양보 릴레이'를 통해 막판 해법을 찾아보자는 취지이다.

예컨대 이런 방식이다.

완주전주통합반대 완주군민대책위원회(상임대표 송병주)는 14일 전북자치도의회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김관영 도지사는 행정통합 추진으로 초래된 군민갈등과 지역분열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완주군민 앞에 공식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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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가진 전북 완주·전주 통합 반대 완주군민대책위원회의 기자간담회 모습 ⓒ연합뉴스


김관영 지사가 뒤엉킨 상황을 풀기 위해 완주군민에게 사과를 하면 어떠하겠느냐는 말이다.

이렇게 하면 반대 대책위는 오는 22일로 계획돼 있는 김관영 지사의 '시군 연초 순회방문'을 수용하는 식이다. 한쪽에서 하나를 들어주면 다른 쪽도 반드시 하나를 수용해야 한다.

김관영 지사는 완주군 방문에서 군의원과 주민을 향해 "주변 상황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다시 한 번 통합 문제를 고민해 달라"고 호소할 수 있을 것이다.

통합을 둘러싼 '주변 상황'은 작년과 지금이 180도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5극 3특'을 추진하는 가운데 각 광역단체별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실제로 △부산과 경남 △대전과 충남 △광주와 전남 등 전북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비수도권 광역단체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통합 논의에 착수했다.

광주광역시와 전남도는 행정통합 논의를 본격화하며 통합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 두 광역단체는 통합 이후의 법적 지위와 기초단체 권한 유지 등 구조를 놓고 상호 합의점을 모색 중이다.

부산과 경남은 지난해 출범한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가 13일 브리핑을 통해 "행정통합 최종 결정은 주민투표를 통해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작년 말에 실시한 최종 여론조사에서 행정통합 추진에 찬성 53.6%, 반대 29.0%가 나온 것을 근거로 행정통합 추진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과 충남의 행정통합 논의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충남도는 14일 '행정통합특별법 특례 반영 TF'를 출범하고 특례 조항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정부와 정치권 설득에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구와 경북의 경우 통합 논의가 민선 9기 이후로 넘어가는 등 속도조절에 나선 모습이지만 '메가시티'와 광역단체의 통합전략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유일 대안으로 손꼽히며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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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유인 완주역사복원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비롯한 완주·전주 통합 찬성 단체 관계자들이 2026년 1월 12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프레시안


전북 정치권은 물론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극강의 위기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북만 갈라파고스와 같은 '외딴섬'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제 전주·완주 통합을 필두로 신속하고 구체적인 통합 논의를 재점화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이런 주장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전북지역 여론의 변화는 "전국 광역단체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절박하게 변화를 모색하는데 유독 전북은 왜 그렇게 가만히 있느냐?"는 중앙의 시선에 직면해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전북이 중앙의 협력이나 지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고립무원이다.

서로 뛰어가는 상황에서 전북만 맴돈다면 이는 종전의 2배 이상 퇴보하는 것과 같다. 이래서는 발전적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두려움도 쌓여가고 있다.

완주·전주 통합은 지난해 9월 윤호중 행안부 장관이 김관영 전북지사와 안호영·이성윤 의원, 우범기 전주시장, 유희태 완주군수 등과 만나 '6자회담'을 한 후 윤 장관에 일임한 이후 윤 장관의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안갯속으로 빠진 상태다.

통합으로 가는 길은 행안부 장관의 권고에 따라 주민투표를 하거나 지방의회 차원에서 권고안을 의결하는 방안이 있다.

지금이라도 주민투표를 서두르면 가능할 수 있지만 지방의회 차원의 의결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0년 통합 창원시 출범에 앞서 각각의 시의회가 통합과 관련한 의결에 나서 찬성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며 "이를 토대로 국회에서 통합을 위한 법률안을 가결하고 행정구역 통합이 확정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완주군의회는 그동안 '군민의견'을 토대로 통합 결사반대를 주장해왔다. 의원직을 걸고 통합 강행을 막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여기서 다시 '양보 게임'으로 되돌아가 보자.

통합에 대한 주민 인식과 주변 환경이 많이 바뀐 만큼 공정한 여론조사 등을 통해 군민 의견을 다시 들어보고 찬반 비율에 따라 군의회가 권고안 의결 여부를 결정하면 어떠하겠느냐는 제안이다. 반대 측도 한 번 더 주민 의견을 들어보자는 말이다.

구조적 교착상태를 해소하려면 역지사지의 자세로 찬반 양측이 하나씩 양보해야 한다. 서로 상대의 결단만 촉구한다면 원점에서 빙빙 돌 뿐이다.

'양보 게임'은 조건을 달지 않고 상대가 들어줄 수 있는 요구를 제시해야 성립 가능하다.

상호 목표를 위해 서로의 요구를 작은 조각으로 썰어 하나씩 들어주면서 접점을 찾아보자는 취지이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양보는 구조적으로 막힌 시스템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유일한 촉매제"라며 "찬반 양측이 각자 자신의 입장만 보면 합리적이지만 모두가 그 선택을 유지하면 아무도 이득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일방적 입장 고수는 갈등을 고착화하지만 상호 양보는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만들어 해답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작년 9월의 6자 회담 당사자이든 찬반 양측이든 누구라도 먼저 상대의 요구를 들어주는 '양보 게임'의 첫 양보에 나서면 어떠할까?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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