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연구원이 물질 분석을 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제공] |
14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이 TPD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가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방식인데, TPD를 항암제에 적용하면 질병 유발 단백질의 신호 전달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약물 내성 대응에도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약으로 공략이 어려웠던 단백질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 희귀 질환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시장 가치도 높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TPD 시장은 2035년까지 최대 98억5000만 달러(약 15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성장률은 20.75%로 추정된다.
TPD 기반 신약은 아직 없다. 화이자가 개발 중인 유방암 신약 후보물질 'ARV-471'이 상용화에 가장 근접했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 파이프라인은 임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유한양행은 '포스트 렉라자' 개발을 위한 핵심 성장동력으로 TPD를 낙점했다. 이를 위해 중앙연구소에 뉴모달리티 부문을 신설하고 부문장으로 조학렬 전무를 임명했다. 그동안 공채 출신 임원들이 R&D 조직을 이끌어 온 기존 기조와 비교하면 외부 인사를 전면에 세운 이번 인사는 이례적이다. 신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공동 연구도 활발하다. 유한양행은 자체 연구뿐 아니라 국내외 기업과 협업을 통해 TPD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텍 업테라와 알츠하이머병 관련 단백질 분해약물을 연구 중이다. 업테라가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유한양행이 후속 임상을 맡는 형태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테라는 셀트리온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회사다.
SK바이오팜도 TPD 관련 연구를 본격화했다. 2023년 6월 미국 프로테오반트 사이언스의 지분 60% 상당을 인수해 사명을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로 변경하면서다. 이동훈 사장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성공적으로 상업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 전반을 살피며 연구진도 재정비했다.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는 7개의 항암 파이프라인을 확보했으며, 2029년까지 임상 단계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정비된 조직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서 장기간 근무한 TPD 전문가 스티븐 나이트(Steven Knight) 박사도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TPD 기술의 적용 범위가 암종을 넘어 중추신경계(CNS)·면역질환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며 "현재는 초기 임상이 많지만, 향후 5~10년 동안 임상 성과와 상용화 사례가 누적되면서 기술 경쟁력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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