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
14일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며 시민 불편도 커져갔다. 노사 양측이 통상임금 산정 방식 등을 두고 맞서면서 파업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경기도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들은 전세버스를 긴급 투입하고 광역버스 무료 운행하며 교통 대란 해소에 나섰다.
●긴급 투입 대체버스로도 역부족
이날 오전 7시경 성북구 길음역과 국민대 사이를 오가는 버스는 연신 만원 승객을 실어 날랐다. 버스 파업에 대응해 서울시가 긴급 투입한 전세버스였다. 45인승 버스에 60명 넘는 승객이 몸을 구겨 넣으며 통로까지 빼곡히 들어찼다. 회사원 이수진 씨(36)는 “집에서 길음역까지 도보로 40분 걸리는데 대체 버스가 없었으면 출근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이신설경전철 등 지하철 역사는 평소보다 많은 시민이 몰려 전차 내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는 등 안전사고 우려까지 나왔다.
강동구 암사역과 고덕지식산업센터를 잇는 무료 셔틀버스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예정된 출발 시간 5분 전 이미 만석이 되어 승객을 더 태우지 못하고 떠나는 버스를 보며 시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시민은 자구책을 마련했다. 서울에서 경기 남양주시로 출근하는 박준영 씨(28)는 “회사에서 인근에 사는 사람들 4명이 모여 차량 주인이 거점 지하철역에 내려주는 ‘카풀’ 방식으로 퇴근했다”고 전했다. 직장인 윤모 씨(33)는 “퇴근길에 택시 수요도 늘어 택시가 안잡혀서 동료와 함께 카풀을 해 귀가했다”고 말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이 많은 경기도도 대책을 내놨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15일 첫차부터 서울로 진입하는 경기도 광역버스 중 공공 관리제가 적용되는 41개 노선, 버스 474대를 전면 무료로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 팽팽한 노사 입장차탓 ‘역대 최장 파업’
버스 노사는 이날 오후 3시 협상에서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쟁점은 2024년 12월 대법원 판결로 바뀐 통상임금 산정 기준을 어떻게 반영할지였다. 노조는 월 근로 기준 시간을 176시간으로 적용해 시간당 단가를 높여달라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기존 209시간 기준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기준 시간이 짧을수록 노동자에게 유리한 구조다. 임금 인상률을 두고도 노조는 16.1% 인상에 지난해 인상분 3%를 얹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측은 ‘약 1800억 원이 더 드는 무리한 요구’라며 난색을 표했다.
준공영제 도입에 따라 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서울시도 버스 노사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시는 2004년 버스 준공영제 도입 후 버스 회사에 환승 할인과 경제성 없는 노선 유지 등의 대가로 보조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버스 보조금은 2016년 2771억 원에서 지난해 4575억 원(예상치)으로 65.1%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버스 기사 인건비가 높아지면서 서울시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번 버스 노사 협상과 별개로 ‘필수 운용 인력 배치’ 기준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버스 파업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이 큰 만큼 노동조합법상 파업 시에도 필수 유지업무 인력을 배치하는 기준을 버스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공공성이 매우 높은 버스의 경우 파업에도 30~40%가량의 운행 인력은 근무하도록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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