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발생한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청원에 5만 명이 동의했다./KBS2 스모킹건 |
20년 전 발생한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 청원이 5만명을 넘기며 상임위원회 심사 절차에 들어갔다.
14일 국회전자청원의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게시판에 올라온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청문회 및 특검 요청에 관한 청원’은 지난 7일 5만명을 돌파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제도는 청원이 올라온 뒤 30일 안에 5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사안이 소관 상임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거치며, 본회의 상정 여부가 결정된다.
청원인은 “단역 배우였던 피해자 A씨는 2004년 당시 보조 출연자 반장 12명에게 40여 차례의 성폭행 및 성추행을 당하고도 제대로 된 수사를 받지 못하고, 공권력의 부존재로 제대로 된 수사를 받지 못했다”며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이에 국회 청문회와 특검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 사건은 2004년 대학원생이던 A씨가 방송사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기획사 반장과 캐스팅 담당자 등 12명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같은 해 12월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지만, 당사자들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2006년 협박을 받았다고 호소하며 고소를 취하했고, 법원은 12명 모두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2009년 8월 “죽는 길만이 사는 길이다.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18층 건물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언니에게 아르바이트를 소개했던 동생 B씨도 죄책감에 세상을 떠났고, 부친은 두 딸의 죽음 이후 뇌출혈로 숨졌다.
이 사건은 2018년 ‘미투(Me Too)’ 운동 확산 속에서 다시 주목받았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수사로 이어지지 못했다. 피해자 유족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어머니 장연록씨는 사건 이후 1인 시위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해 왔다.
장씨는 2014년 가해자 12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민법상 소멸시효 만료를 이유로 기각됐다. 이후 되레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으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최근 청원이 5만명을 넘어서자 장씨는 유튜브 방송에서 “여러분들이 기적을 일으켰다”며 울먹이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번 정부만큼은 이 사건을 들여다봐 달라”며 “국회든 대통령이든 (가해자를)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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