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제공. |
한국 근로자의 문해력과 수리력이 청년층에서 고령층으로 갈수록 급격히 떨어진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근로자 인지 역량의 감소 요인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 30대 노동자의 문해력과 수리력 등 인지능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이상이었다. 2011~2012년 조사에선 한국 25~29세 근로자의 수리력과 문해력이 OECD 17개국 중 각각 6위와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40대 초반 근로자의 수리력과 문해력 점수는 20대 후반과 비교해 각각 14.10점, 18.94점 낮았다. 반면, OECD 국가들이 평균 6.86점, 4.23점 떨어졌다.
국내 근로자 인지능력 저하 폭은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큰 편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40대 초반의 인지능력이 오히려 20대 후반보다 높기도 했다. 이를 두고 KDI는 “연령이 증가하며 인지능력이 쇠퇴하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감소 속도가 타 국가에 비해 매우 빠르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KDI는 국내 임금 문제가 인지능력 하락 폭을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역량보다는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증가하는 기업들이 많다 보니 인지능력을 올릴 유인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취업 전에는 대기업 일자리를 얻기 위해 ‘스펙 쌓기’ 경쟁에 내몰리는데 막상 일자리를 얻은 이후에는 역량 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근로자가 인지 역량 향상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임금 보상은 OECD 국가 근로자가 받는 임금 보상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나타났다. KDI에 조사 결과 국내 근로자의 임금은 수리력이나 언어능력이 ‘1표준편차’만큼 늘어날 때 임금이 각각 2.46%, 2.01% 증가했다. 반면 OECD 22개국은 평균 8.16%, 7.65%씩 늘어났다.
KDI는 근로자들이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도록 할 유인 제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직무급·성과급제 등 역량에 기반한 임금 체계가 확산돼야 한다는 것이다. KDI는 “임금이 아니더라도 승진, 일자리에서 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다 보상체계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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