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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불쾌한 사람” 면박... 주미 호주대사 결국 짐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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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총리 지낸 실력자 케빈 러드
美정부의 ‘AUKUS 지지’에 결정적 역할
과거 트럼프 비판 사실 알려져 곤욕 치러
트럼프, 호주 총리에 “아직도 당신 밑에서 일하나”
조선일보

케빈 러드 주미 호주대사가 지난해 7월 콜로라도주 아스펜에서 열린 아스펜안보포럼(ASF)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아스펜안보포럼


앤서니 올버니지 호주 총리는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케빈 러드 주미 호주대사가 2026년 3월 임기를 마치게 됐다”고 밝혔다. 2007~2010년, 2013년 두 차례 총리를 지낸 러드는 2023년 3월 부임한 뒤 워싱턴 DC 외교가에서 ‘가장 힘이 센 대사’로 통했다. 지난해 관세 협상 과정에서도 상당한 실권을 갖고 있었지만, 과거 소셜미디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한 언어로 비판한 사실이 재소환 돼 상당한 곤욕을 치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월 호주와의 정상회담 당시 “당신을 좋아하지 않고 앞으로도 절대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했는데, 결국 3개월 만에 짐을 싸게 됐다.

올버니지는 “러드는 민주당과 공화당 두 행정부 모두에서 우리의 가장 가까운 안보 동맹이자 주요 전략적 파트너와 협력해 호주에 구체적인 성과를 가져왔다”며 “호주 대사이자 전직 총리, 외교부 장관 등으로 보여준 탁월한 공헌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러드는 트럼프 정부가 미국·영국·호주 3국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對)중국 견제용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는 미국이 호주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인데, 여기에 부정적인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을 설득한 것이 러드였다. 콜비를 ‘브리지(bridge)’라는 애칭으로 부를 정도로 가깝고, 자신의 관저에도 여러 차례 초청해 격의 없이 어울렸다고 한다.

러드는 과거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에 대해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대통령” “미국과 민주주의를 진흙탕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서방의 반역자”라 비판한 적이 있다. 2024년 11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 뒤 이 게시물을 삭제했는데,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이 사실이 다시 소환됐다. 트럼프가 올버니지를 향해 “그 사람 어디 있나, 아직도 당신 밑에서 일하고 있나”라고 쏘아붙였다. 러드가 해명을 하려 했지만 트럼프가 말을 끊으며 “나도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싫고, 앞으로도 절대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러드의 사임 소식은 이 발언이 있고 난 뒤 약 3개월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가 과거 인터뷰에서 러드에 대해 “그다지 똑똑하지 않고 심술궂다는 얘기를 들었다” “적대적이라면 오래 있지는 못할 것”이라 말한 적도 있다.

러드는 퇴임 후 뉴욕에 본부가 있는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아시아 소사이어티’ 회장을 맡을 예정이다. 2021~2023년 한 차례 회장을 지냈고 이어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현 주미대사)이 후임으로 왔는데 다시 바통을 넘겨받게 됐다. 러드는 “지난 3년간 호주 대사로 일할 수 있던 것이 큰 영광이었다”며 “앞으로도 미국에 남아 뉴욕과 워싱턴 DC를 오가며 미·중 관계의 미래에 대해 연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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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러드 주미 호주대사와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 부부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미 호주대사관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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