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유명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새해 첫날 스위스 스키리조트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 희생자들을 풍자했다. 샤를리 에브도 인스타그램 |
해당 만평에서 작가는 화상을 입어 붕대를 감은 두 명이 불이 난 발레주 크랑 몽타나의 설산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을 묘사했다. 제목은 '화상 입은 자들, 스키 타다'로 지었으며 만평 오른쪽 하단에는 '올해의 코미디'라고 적혔다.
이를 본 스위스의 한 변호사는 발레주 검찰청에 매체를 고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스위스 매체에 "나는 표현의 자유를 강력히 옹호한다. 샤를리 에브도의 지지자이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이 사례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 만평은 피해자들의 존엄성을 훼손한다"고 비난했다. 화재 피해자의 어머니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해당 만평에 대해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생각해보았느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 역겹다"고 적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스위스 알프스의 크랑 몬타나에서 열린 화재 희생자 추모 행렬에서 사람들이 슬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세계적인 스키 휴양지로 꼽히는 발레주 크랑 몽타나의 술집 '르 콘스텔라시옹'에서는 지난 1일 새벽 1시 30분께 새해맞이 인파가 몰려 있을 때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불이 순식간에 번졌고 지하 비상 출입문이 잠겨 있어 대피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 당국에 따르면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40명, 부상자는 116명에 이르며 사망자 중 9명은 프랑스 국적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위스 언론위원회는 지난 6일 "저널리즘 윤리 강령은 인간을 사물로 전락시키는 모든 선정적 표현을 금지한다. 관련자들의 고통과 유가족의 감정을 존중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스위스 형법 135조는 보호할 만한 문화적·과학적 가치가 없이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묘사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에 처한다.
반면 말리카 브레트 전 샤를리 에브도 경영진은 엑스에 "풍자 만평이 반드시 배꼽 잡고 웃겨야 한다는 주장은 환상 속의 관점"이라며 "샤를리를 비판하는 일부가 항상 그렇게 하는 것처럼, 문자 그대로만 받아들이는 건 편리한 태도"라고 매체를 옹호했다.
지난 1970년 창간된 샤를리 에브도는 정치와 종교, 각종 사회·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풍자로 유명하다.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도 만평의 소재로 삼았다가 지난 2015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을 받기도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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