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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피한 ‘아시아 사모펀드 대부’ 김병주 MBK회장…법원 “혐의 소명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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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서울=뉴시스]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구속을 피했다. 법원이 “사건의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김 회장 등 경영진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하면서다.

13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김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같은 날 오후 11시 40분경 종료됐다. 약 13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는데, 이는 영장실질심사 제도가 도입된 후 역대 최장 기록이다. 이전까지 최장 기록이었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심문 시간보다도 3시간이 넘게 소요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김광일 MBK 부회장(홈플러스 대표), 김정환 MBK 부사장, 이성진 홈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결과는 모두 기각이었다. 영장실질심사가 종료된 지 5시간여 만인 14일 오전 5시 법원은 “소명 정도와 수사 경과를 고려하면,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염려로 인한 구속의 필요성보다는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의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

MBK 측은 이날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알려진 직후 입장문을 내고 “검찰은 그간 회생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려는 MBK와 홈플러스의 노력을 오해했다”며 “이번 결정은 사안의 법리와 사실관계에 대해 MBK와 홈플러스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법원에서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간 회생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을 감내해왔으며 앞으로도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사태는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예상하고도 채권을 발행·판매해 납품업체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내용이다.

MBK는 지난해 2월 17일부터 같은 달 25일까지 전자단기사채(ABSTB)와 기업어음(CP), 단기사채(SB) 등 총 1164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채권을 매입한 신영증권 등 증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 등도 있다.

검찰은 김 회장 등 MBK 임원진이 2023년 말부터 홈플러스의 경영 적자 상태를 직접 보고받았고, 늦어도 지난해 2월 무렵에는 신용 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경영진 3명은 1조 원대 분식회계 혐의(채무자 회생 및 파산법 위반)도 받고 있다.

‘사면초가’에 놓인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사재 출연’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이후 MBK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대출 보증, 증여 등의 형태로 3000억 원을 투입했다. 이 중 400억 원은 김 회장의 사재에서 출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10대 때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 미국인인 김 회장은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사위로 ‘아시아 사모펀드의 대부’로 불려왔다. 자신의 영문 이름 ‘마이클 병주 김’의 약자를 따서 만든 한국형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를 2005년부터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포브스가 발표한 한국인 부자 순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재산 추정액은 95억 달러(약 13조 원)였다. 지난해 9월 기준 MBK가 기업을 사고팔며 굴리는 자금은 약 42조 원, 투자한 기업의 매출을 더하면 68조 원이 넘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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