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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납북문제 해결 힘 실어주고… 日, 과거사 한 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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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보수 평가 다카이치 '역사문제'일부 호응 주목
경제안보·민생 다각 논의… 중일갈등 문제 거론 안해

머니투데이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현지 시간) 나라현 회담장에서 한일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경제안보와 과학기술 등 분야에선 실질협력을 위한 논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고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도 인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한일 셔틀외교가 완전히 복원됐다는 점에서 지난 방중 성과에 이어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또한번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지난해 10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같은 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만남에 이어 세 번째로 마주앉았다. 두 정상 간 공식 회담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일본의 교류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라며 "한일 국교 정상화가 된 지 60년이 지났고 또 새로운 60년을 시작하게 됐다는 점에서 오늘 회담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을 마친 후 진행된 공동언론발표에서 "총리 취임 후 나라현에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처음"이라며 "이 대통령과 저의 우정, 신뢰관계를 보여준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에서 가장 눈에 띈 건 한일관계의 발목을 잡아온 과거사 문제가 공식 의제로 테이블에 올랐다는 것이다. 양국은 1942년 조세이탄광에서 수몰된 피해자 유해의 신원확인을 위한 DNA 감정 등을 위해 실무적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연안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로 당시 작업 중이던 183명이 사망했는데 약 70%에 달하는 130여명이 조선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DNA 감정협력을 위해 양국간 협력이 진전되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강경보수로 평가받는 일본 총리가 한국의 역사문제 해결요구에 일부 호응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대신 납북 일본인 문제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에 힘을 실어줬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이 (일본인) 납치문제를 즉시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지지를 해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회담에선 경제안보·민생의제들도 폭넓게 논의됐다. 양국은 AI(인공지능), 지식재산 보호, 스캠(사기)범죄 대응 등 분야에서 실무협의를 이어나가는 한편 저출생, 고령화, 국토균형성장 등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해결을 위한 성과들을 도출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앞서 지난해 '한일 공통 사회문제협의체'를 출범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한일간 공급망 협력도 깊이 있게 다뤄졌다고 한다.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지역 및 글로벌 현안 관련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다.

민감한 동북아 역내 현안인 중일갈등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양국이 지역의 안정을 위해 공조화의 역할을 다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가졌다"며 "일한미 연대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일본에 대한 한국의 지지를 우회적으로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지역·글로벌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뜻을 함께했다"며 "저는 동북아 지역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간 문제에 깊이 관여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기본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앞으로도 '국익중심'이라는 원칙과 논리를 들어 (중일에) 잘 설명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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