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가 불법인 말레이시아의 성소수자들이 2023년 10월28일(현지시간) 대만에서 열린 성소수자 권리 옹호 행사 ‘프라이드 행진’에 참석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
동성 간 성행위가 불법인 말레이시아에서 성소수자(LGBTQ) 커뮤니티가 주최하는 캠핑 행사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성소수자 지원 단체가 마련한 ‘글램핑 위드 프라이드’ 행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 전했다. 이 행사는 오는 17~18일 말레이시아 셀랑고르주 훌루랑앗 지역에서 캠프파이어, 연극,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예방 교육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행사 홍보 포스터가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자 말레이시아 이슬람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셀랑고르주의 이슬람 종교 지도자인 샤라푸딘 이드리스 샤 술탄은 이날 셀랑고르주 이슬람 기구 관계자들과 만나 “셀랑고르 전역에서 LGBTQ 관련 축제나 행사가 열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이 행사와 관련한 5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행사가 공공질서에 어긋난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같은 날 말레이시아 이슬람 개발부도 “경찰과 함께 이 행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동성애를 ‘부자연스러운 행위’로 규정했던 말레이시아에서 동성 간 성행위는 오늘날 여전히 불법으로 처벌된다. 연방 형법 제377조는 합의에 따른 동성 간 성행위에 대해 최대 20년의 징역형과 태형을 규정하고 있다.
주최 측은 캠핑 행사에 법적으로 문제 될 요소가 없다고 반박했다. 성소수자 남성 지원 단체 ‘제자카’는 성명에서 “행사는 건강에 관한 인식 제고와 HIV 교육을 중심으로 한 비공개 프로그램”이라며 “캠핑 모임과 공동체 교육은 말레이시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SCMP는 이번 논란이 무슬림이 다수인 말레이시아에서 성소수자들이 겪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성소수자 권리 수준을 보여주는 이퀄덱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평등 지수는 100점 만점 기준 18점으로 전 세계 152위 수준이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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