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역국까지 보복 관세 부과로
중국 원유 수입의 20% 타격 직면
미ㆍ중 관세휴전도 깨질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틀어막은 데 이어 이란과 교역하는 국가들에도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언하면서 사실상 중국을 정조준했다. 가까스로 봉합된 미ㆍ중 무역갈등이 재점화할 우려도 커졌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AP통신,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미국의 대(代)이란 제재로 인해 이란 석유를 수입해온 중국이 원유 확보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 상대국”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이란 제재로 인해 미국과 중국이 맺은 ‘관세 휴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IEA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전체 원유 수입량 가운데 14.5%를 이란이 차지하고 있다. 앞서 미국이 제재를 가했던 베네수엘라의 비중도 적지 않다. 수출 차단이 지속되면서 구체적인 통계가 나오지 않았으나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베네수엘라산 원유 의존도를 4~5%로 보고 있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 압송하고 나서는 아예 현지 원유 통제권을 갖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는 중국의 원유 수입량 가운데 20% 안팎(이란ㆍ베네수엘라 포함)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란으로서도 중국은 가장 큰 원유 수출 상대국이다. 2019~2020년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본격화되자 인도와 일본 등은 이란을 등지고 대체 수요처를 찾아 나섰다. 이와 달리 중국은 이란 전체 원유생산의 절반 가까이를 수입하면서 무역관계를 이어갔다. 중국은 안정적인 수급처를 확보하는 한편 이란은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중국을 상대로 한 원유 수출을 지속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거치며 이란의 원유 생산은 증가했다. 사실상 중국의 원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체 이란의 원유 수출을 끌어올린 셈이다. 글로벌 에너지 흐름을 위성과 선박 자동식별장치(AIS)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케이플러(Kpler) 분석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이란 원유 수출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63.2% 수준이었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75.1%까지 16.9%포인트(p)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이란 원유 수출량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44.1%(추정치)까지 31%p 줄었다. 그러나 케이플러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우려해 우회수출이 증가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사실상 이란 원유 수출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향한 것으로 본 것이다.
중국은 20% 안팎에 달하는 원유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 내수는 물론 수출산업에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이란과 교역을 이유로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어렵게 합의점을 찾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휴전이 끝날 위험이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경제제재 발표는 이란과 거래하는 주요국(중국과 인도 등)에 대해 미국이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선언”이라며 “세계 무역 질서와 대중 무역 관계를 다시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신호탄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지난해 10월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역 전쟁을 1년 유예키로 했다. 미국이 일부 관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했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제한을 철회하는 등 화해 무드에 접어들었다. 또 양국은 상호관세ㆍ희토류ㆍ대두 등 압박 카드를 접고 무역 협상을 연 단위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투데이/김준형 기자 ( junio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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