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화폐 가치 폭락에 대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차량이 거리에서 불타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정부가 반정부 시위로 폭력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이란에 체류 중인 미국 시민들에게 “지금 당장 이란을 떠나라”고 경고했다.
이란 주재 미국 사이버 대사관은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 “미국 정부의 도움에 의존하지 않는 출국 계획을 세우라”며 보안 경보를 띄웠다. 미국은 이란 현지에 실제로 대사관이 존재하지 않고 ‘사이버 대사관’을 두고 있다.
대사관은 “미국-이란 이중국적자는 이란 여권을 소지하고 이란을 출국해야 한다”면서 “이란 정부는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시민은 이란에서 심문, 체포, 구금될 위험이 매우 높다”면서 “미국 여권을 제시하거나 미국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란 당국이 누군가를 구금할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사관은 “대피할 수 없다면 거주지 내부나 다른 안전한 건물 내의 안전한 장소를 찾으라”며 “식량, 물, 의약품 등을 충분히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또 “시위 현장을 피하고,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하며, 주변 상황을 항상 살피라”며 “지역 언론을 주시해 달라. 휴대폰을 항상 충전해 두고 가족 및 친구들과 연락을 유지하여 현재 상황을 알려달라”고 공지했다.
대사관은 “시위가 격화되고 있으며 폭력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있어 체포자와 부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물가 급등과 경제난에 반발해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이 강경 진압에 나서자 개입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드러내며 압박을 강화해 왔다.
노르웨이 기반 단체 이란인권(IHR)에 따르면 시위 16일째인 이날까지 시위대만 최소 64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가운데 9명은 18세 미만이라고 한다.
이란은 지난해 말부터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16일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와 진압이 격화되면서 폭력 사태로 비화해 현재까지 수백~수천명이 사망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반정부시위를 촉발한 것은 살인적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난이다. 이란은 핵 개발에 따른 미국 등의 강력한 제재로 돈줄이 말랐고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으로 인한 피해와 리얄화 가치 폭락이 겹치면서 국민들은 한계 상황에 내몰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의 시위 진압이 본인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살해하면 미국 정부가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입장을 며칠 동안 보여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