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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의 AI전략노트]〈19〉AI 시대 교육과 인재채용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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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김경진 전 국회의원

대학가가 몸살을 앓고 있다. 시험 중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이 발견되고, 잇달아 시험을 무효 처리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부정행위 문제가 아니라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기존 시스템과 충돌하는 모습이다.

학생은 심지어 본인이 제출한 과제물의 내용을 본인도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팀원인 개발자에게 본인이 제출한 코드의 구성에 대해 물어보면, 개발자 본인조차 코드를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바이브 코딩에 100% 의존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반문한다. “AI한테 물어보면 몇 초 만에 답이 나오는데, 굳이 내가 머릿 속에 이해하고, 정보를 담아둘 필요가 있나요?” 일견 그럴듯하지만, 전혀 맞지 않다.

내 머릿 속에 기본 지식이 없으면, 나는 매번 같은 질문을 AI에게 반복한다. 처음 물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1년 뒤에도, 2년 뒤에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내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대학 강의실의 풍경도 마찬가지다. 학생은 교수의 강의를 스마트폰으로 녹음만 한다. 녹음 파일은 AI가 텍스트로 바꿔주고, 그 텍스트를 다시 AI가 증강 혹은 요약한다. 학생 나름대로는 효율적인 학습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수는 텅 빈 눈빛 앞에서 강의하는 느낌이다. 교감 수업을 바라는 입장에서는 허탈하다.

암기하고 시험 보는 교육은 의미가 없어진 걸까. 그렇지 않다. AI를 잘 활용하려면 기본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AI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야말로 AI 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은 질문은 머릿 속에 맥락 지식이 있어야만 나올 수 있다.

그래서 교육이 맥락 지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공의 칸막이도 낮춰야 한다. 스탠퍼드대의 디스쿨(d.school)이 좋은 사례다. 2005년 설립된 이 기관은 경영, 법학, 의학, 사회과학, 인문학을 공학 및 디자인 교육과 통합한다. 서로 다른 전공의 학생이 한 팀이 돼 실제 문제를 해결한다. 음주운전 문제를 풀 때 공학자만 모이면 기계적 해결책만 나온다. 하지만 심리학, 경영학, 교육학 전공자가 함께하면 완전히 다른 혁신이 가능하다. 현재 스탠퍼드대 학부생의 4분의 1이 이런 학제 간 프로그램을 전공하고 있다.

수업 방식도 토론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주제에 대해 학생은 AI를 활용해 자료를 정리한 뒤, 토론을 통해 생각을 나눠야 한다. 평가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노트북, 스마트폰 없이, 학생 한 명 한 명이 교단에 서서 발표하는 것이다. 오직 자기 머릿속에 있는 지식만으로 청중 앞에서 원리와 흐름을 설명하는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기업 채용도 마찬가지다. 면접장에 지원자 본인의 노트북을 가져오게 하면 어떨까. 그 자리에서 지난 1년간 자신이 AI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직접 분석하고 요약해서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챗GPT든 클로드든 제미나이든, 본인의 대화 기록을 열어 보여주는 것만큼 정확한 역량 파악 방법이 있을까.

AI 시대에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자기 머릿속에 맥락 지식을 쌓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깊은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 이것이 예나 지금이나 핵심이다. 교육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현상의 원리와 흐름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어야 한다. AI는 도구이지, 우리를 대신하지 않는다. AI와 함께 달리되, 자기 다리로 달리길 바란다.

김경진 전 국회의원 2016kimk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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