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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법재판소, ‘미얀마 로힝야족 집단 학살’ 본안 심리 7년 만에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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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2일(현지시각)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로힝야족 집단학살 의혹과 관련한 감비아의 소송 본안 심리에서 미얀마 대통령실 산하 부처의 코 코 흘라잉 연방장관이 법정에 앉아 있다. 로이터 연합뉴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미얀마 군사정권의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 집단학살 재판과 관련한 본안 심리를 오는 29일까지 3주간 벌인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아에프페(AFP) 통신 등은 국제사법재판소가 ‘집단학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집단학살 방지 협약) 위반을 다루는 본안 심리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심리는 오는 29일까지 3주간 이어질 예정이다. 판결 선고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재판은 인구 다수가 무슬림인 서아프리카 국가 감비아가 57개국으로 구성된 이슬람협력기구(OIC)의 지원을 받아 2019년 미얀마 정부가 집단학살 방지 협약을 위반했다며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며 시작됐다. 집단학살 방지 협약에 따르면, 모든 국가가 다른 국가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수 있다. 당시 헤이그에서 열렸던 재판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며 국가 고문으로 당시 미얀마 민간 정부를 이끌었던 아웅산 수치가 직접 법정에 출석해 자국을 변호하기도 했다. 이후 2020년 국제사법재판소는 로힝야족 보호 조처를 취할 것을 명령하는 잠정조처 명령을 내렸고, 이번에 집단학살 방지 협약 위반 여부를 가리는 본안 심리 진행이 시작된 것이다.



첫 심리에서 다우다 잘로우 감비아 법무장관은 로힝야족은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꿈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며 “미얀마가 그들의 꿈을 부정하고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폭력으로 그들의 삶을 악몽으로 만들었다 ”고 비판했다.



한겨레

2024년 10월20일 인도네시아 아체주 남아체 해역에서 보트 엔지 고장으로 바다에 고립된 로힝야족 난민 어린이 주변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감비아 쪽 법률 대리인도 집단 성폭행, 영아를 산 채로 불태운 행위 등 목격자들의 충격적인 증언을 법정에 제시했다. 감비아는 향후 사흘간 추가 변론을 이어갈 예정이며, 오는 16일에는 미얀마 정부가 반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법재판소는 이후 로힝야족 피해자들의 증언을 비공개로 청취할 계획이다.



로힝야 집단학살은 지난 2017년 미얀마 서부 카인주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에 거주하던 최소 73만명의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미얀마 군의 대규모 군사 작전으로 고향에서 쫓겨나 이웃 나라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로힝야족은 당시 학살과 방화와 성폭력 등이 자행됐다고 증언해 왔으며, 2022년 유엔 진상조사단도 2017년 미얀마 군의 군사 작전에 ‘집단학살 행위’가 포함됐다고 결론지었다. 현재 117만 명의 로힝야족은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지역 약 3237 헥타르(서울 20분의 1정도 크기)에 걸쳐 조성된 열악한 난민촌에서 밀집해 생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은 미얀마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가자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학살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23년 국제사법재판소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전쟁을 벌이며 집단학살 방지 협약을 위반하고 있다며 제소했다. 브라질, 스페인, 멕시코 등 다른 나라도 소송에 참여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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