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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이 그린란드에 전략적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세계 최대 수준으로 평가되는 희토류 매장 잠재력도 작용하고 있다. 다만 그린란드를 확보하더라도 실제 희토류 채굴과 공급망 구축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너무 많아 실익은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그린란드에서의 희토류 채굴이 기술적·물류적·정치적으로 모두 쉽지 않다며 “어쩌면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큰 기술적 난관은 암석 구조다. 그린란드 탄브리즈 광산의 희토류는 유다이알리트라는 분홍빛 광물층에 포함돼 있는데, 이 광물은 일반적인 화학 처리 과정에서 끈적한 물질로 변해 채굴과 분리가 극도로 까다롭다. 아드리안 고다스 패스트마켓 배터리 원재료 컨설턴트는 “현재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이 광물을 상업적으로 채굴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물류 환경도 열악하다. 탄브리즈 광산 일대에는 도로와 항만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해 장비와 자재 대부분을 헬기로 운송해야 한다. 혹독한 기후 조건까지 감안하면 안정적인 채굴 자체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설령 광물을 채취하더라도 정제 과정이 또 다른 장벽이다. 희토류는 우라늄과 유다이알리트, 각종 불순물로부터 분리해야 하는데, 200단계가 넘는 복잡하고 비용 부담이 큰 공정을 거쳐야 한다. 프랑스와 에스토니아 일부 전문가를 제외하면 이 정제 기술을 충분히 숙련한 인력도 서방 세계에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린란드 누크 [게티이미지] |
광산 개발을 추진 중인 미국 기업 크리티컬 미네랄스는 희토류를 루마니아 국영 핵에너지 기업 자회사가 위치한 펠디오아라까지 운송하는 선적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약 5000㎞ 떨어진 미국 본토로 안전하게 옮길 방안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패트릭 슈뢰더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수석 연구원은 “미국이 그린란드에서 실질적인 이득을 보기까지는 준비와 투자, 인프라 구축에만도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다스 컨설턴트 역시 “그린란드의 희토류 잠재력은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는 데 업계가 대체로 동의한다”며 “왜 여기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치적 변수도 남아 있다. 그린란드 내부에서는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여론과 경제 다변화를 위해 광업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슈뢰더 수석 연구원은 “그린란드가 광산업 자체를 전면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규제와 통제권을 상실하는 방식은 원치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민감한 지점을 충분히 고려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를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우리가 차지하지 않으면 러시아나 중국이 차지할 것”이라며 “합의가 쉬운 방식이지만, 필요하다면 힘든 방식도 선택하겠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