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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정치범 석방?…실제 석방 41명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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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8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미란다주 과티레의 로데오I 교도소 밖에 정치범 가족들이 모여있다. 9일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친오빠인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이 국가적 통합과 계층 간 공존을 위해 자국민과 외국인 수감자들을 석방할 것이라고 밝힌 후 수감자 가족들은 기대를 걸고 교도소를 찾고 있다. [과티레=AP/뉴시스]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베네수엘라의 새 지도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정치범 석방을 시사했으나 실제 석방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전 베네수엘라 정부는 ‘최근 몇 시간 동안’ 116명의 수감자를 석방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내 정치범 상황을 추적하는 인권 단체들의 집계 결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확인된 석방 인원은 41명에 불과했다.

석방 조치가 느린 속도로 진행되자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의 속내와 그가 각종 보안 시설과 교도소를 장악하고 있는 정부 강경파에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오빠이자 국회의장인 호르헤 로드리게스가 “상당수의 정치범을 석방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커졌던 야권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10일 “베네수엘라가 정치범들을 대대적으로 석방하는 절차를 시작했다”라는 글을 소셜 미디어에 게시해 야권의 기대를 부풀렸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미국 사이의 예상치 못한 협력이 베네수엘라가 민주주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전보다는 덜 억압적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정치범 석방 조치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 실망을 안기고 있다. 11일 정치범들의 가족은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비밀경찰 교도소인 ‘엘 헬리코이데’ 밖에서 밤새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NYT는 이런 모습이 정부의 늑장 대응에 커지는 인내심의 한계와 조심스러운 희망을 동시에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마두로 정권 말기였다면 보안군이 불과 몇 분 만에 이러한 시위를 해산시켰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치범 석방 소식에 희망을 품었다가 좌절한 경우는 많다. 베네수엘라 제2의 도시 마라카이보에 사는 대학생 라몬 구아니파 리나레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베네수엘라의 저명한 야권 정치인 후안 파블로 구아니파의 아들인 그는 정치범을 석방한다는 임시 정부의 발표 직후 아버지가 수감된 교도소로 향했다.

구아니파 리나레스는 NYT에 “아버지를 가장 먼저 안아드리고 싶었다”면서도 “하지만 교도소 측은 아버지의 석방이나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아는 정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 후안 파블로 구아니파는 현재 베네수엘라에 구금된 정치인 중 가장 거물급 인사다.

중도 야당 국회의원 출신인 그는 2017년 석유가 풍부한 술리아주의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는 구아니파가 대통령이 초법적으로 만든 입법 기구에 충성 맹세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그를 해임했다.

2023년 구아니파는 다음 해 열릴 대선을 위한 야권 연합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2위를 차지한 그는 승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지지했다.

개표기 집계에 따르면 야권은 2024년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스로 승리자라고 선언한 마두로 대통령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구아니파와 마차도는 탄압이 심해지는 와중에도 베네수엘라에 남은 몇 안 되는 유명 야권 지도자들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보안군은 구아니파가 숨어있던 은신처를 급습해 그를 교도소로 끌고 갔다.

그의 아들인 구아니파 리나레스는 “아버지는 조국을 탈출해 스페인이나 미국에서 망명 정치인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중 하나인 ‘포로 페날(Foro Penal)’의 집계에 따르면 11일 기준 구아니파와 같은 정치범 약 800명이 여전히 창살 뒤에 갇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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