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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법원행정처장에 박영재 대법관…"정통 엘리트 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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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 천대엽 처장 후임으로 임명
심신상실 판단 기준 제시…서울고법선 노동 전문가로
대국민 사법서비스 질적 향상 기여…신망 두터워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박영재(사진·57·사법연수원 22기) 대법관이 신임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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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재 신임 대법관이 지난 2024년 8월 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법원은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천대엽(62·21기) 법원행정처장의 후임으로 박영재 대법관을 오는 16일자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장은 전국 법원의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사법부 핵심 보직으로, 현직 대법관 가운데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법원행정처장 재임 중 대법원 재판에는 관여하지 않고,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 등의 당연직 위원을 맡는다.

박영재 대법관은 2024년 8월 조 대법원장 제청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부산 출신으로 배정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3월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용됐다. 약 28년간 서울·대전·순천·부산 전국 각지의 여러 법원에서 민사, 형사, 행정 등 다양한 재판업무를 담당했던 정통 엘리트 법관이다.

박 대법관은 사법연수원 교수, 법원행정처 심의관, 기획조정실장,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두루 역임하면서 사법행정 경험도 갖췄다. 특히 지난 2015년 법원행정처에 설치된 법관연수개편 태스크포스팀(TFT)의 팀장을 맡아 법조일원화 등 법관연수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현행 법관연수 제도의 토대를 만들었다.

아울러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젠더법연구회의 참여해 법원행정처에 설치된 양성평등연구반의 반장을 맡아 법관연수에 성인지 교육 도입 등 법원 내 성평등 문화 정립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는 부산고법 부장판사 재직 당시 발달 장애 1급 피의자에 대한 심층 심리를 실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1세인 피해자를 난간 아래로 집어 던져 살해했다는 사실로 기소된 발달장애 1급인 18세 피고인에 대해 최종적으로 심신미약을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박 대법관은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심신장애의 정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 치료의 난이도와 환경, 지도 교사 및 정신감정인의 의견 등을 심층적으로 심리하는 노력을 보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재범위험성과 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해 치료감호를 명하고, 심신상실과 재범의 위험성 및 치료의 필요성에 관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서울고법에서는 노동 전문가로써 이름을 날렸다. 박 부장판사는 당시 근로자가 직위해제처분 및 파면처분에 대해 무효확인청구소송 중 정년이 도래했다고 하더라도 징계처분으로 인해 퇴직급여 등이 감액되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징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판시했다. 또 징계 재심 절차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협약에서 정한 재심의결기한을 경과해 근로자의 정년이 도래하기까지 재심의결을 하지 않았다면 당초 징계처분은 무효가 된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이 판결은 징계처분의 효력을 다툴 소의 이익을 폭넓게 인정하고 징계 재심에서도 절차적 요건이 지켜져야 함을 명백히 함으로써 근로자의 권익을 두텁게 보장했단 평가를 받는다.

대법관 재직 시 금융거래정보 제출 관련 판결을 내렸다. 금융실명법은 거래정보를 타인에게 제공·누설하거나 목적 외 용도로 이용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주장 증명이나 방어권 행사를 위해 금융거래정보가 포함된 서류를 법원에 제출하는 경우, 또는 고소·고발·수사 절차에서 범죄혐의 소명이나 방어권 행사를 위해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경우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으로 확인한 정보를 다른 민사소송이나 형사고소 증거로 제출해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회사분할 전 위법행위에 대해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한 사안 관련 판단도 주목을 이끌었다. 공정위는 해당 사업부문이 분할됐어도 분할신설회사를 통해 영업을 계속할 수 있어 영업정지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분할존속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법은 영업정지를 갈음한 과징금 부과 사유를 ‘소비자 등에게 심한 불편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로 한정했다. ‘회사분할 등으로 영업정지 실효성이 없어진 경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그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역임했다. 탁월한 소통능력과 리더십으로 대내외 협력관계를 원활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원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경청하며 여러 사법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주요 성과로는 △재판연구원 증원 △형사전자소송시스템·미래등기시스템 구축 △형사공탁제도 개선 △소권 남용 대응 방안 마련 △민사 항소이유서 제출 제도 도입 △신설 법원 개원 및 각급 법원 청사 신·증축 등이 있다. 대국민 사법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소탈한 성품으로 주위와 소통하고 화합하며, 인간적인 배려와 인화력으로 법원 구성원들의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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