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산업 패권 경쟁에서 중국이 수년안에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단 전망이 중국 AI 산업계 내부에서 나왔다. 최첨단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칩과 칩 제조장비 영역에서 여전히 격차가 크단 판단에서다. 중국 산업계가 미국 AI를 추격하는 핵심 방법론인 '최적화를 통한 효율화'만으로는 산업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데 한계가 있단 분석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칭화대가 베이징 중관촌 기술 허브에서 주최한 'AGI-Next 서밋'에 참석한 핵심 전문가들이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대규모 언어모델(LLM) 핵심 연구·개발(R&D) 팀인 '큐원(Qwen)'의 린쥔양 기술 책임자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3~5년 안에 중국 기업이 구글 딥마인드나 오픈AI 등 미국 기업을 넘어설 가능성은 20% 미만"이라며 "이 조차도 매우 낙관적인 추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을 압도하는 연산자원을 바탕으로 차세대 연구에 막대한 물량을 쏟아부을 수 있기 때문이란 것. 린 책임자는 "중국 기업들은 일상적인 AI 수요를 소화하는 것 만으로도 연산 자원의 대부분을 소진하고 있어 R&D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대표적 AI 스타트업 '지푸AI'의 공동창업자 겸 수석 AI 과학자인 탕제는 현재 중국 AI 기업의 성과를 과대평가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미국 AI 모델들이 대부분 비공개 소스로 운영되는 반면, 중국 업계는 대체로 오픈소스로 AI 모델을 공개하며 글로벌 확산을 추진한게 지금까지 중국 AI 산업계가 미국을 추격한 방법론 중 하나다. 알리바바의 큐원과 지푸AI 모두 오픈소스 전략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탕제는 "오픈소스 모델의 성공만을 근거로 중국이 미국보다 앞섰다고 판단해선 안된다"며 "미국은 아직 대중에 공개하지 않은 모델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양국 기술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수년내 미국을 추월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있었다. 텐센트의 신임 수석 AI 과학자이자 오픈AI 출신 연구자인 야오순위는 "3~5년 뒤 세계 AI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은 중국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 이를 위한 숙제가 있단 점을 강조했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와 같은 첨단 칩 제조 기술의 자립이 급선무란 것. 야오순위는 "중국은 가능한 한 적은 AI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내는 데 강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다음 패러다임을 이끌기 위해 도전하는 정신이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주어진 하드웨어의 한계 범위안에서 '최적화'를 통해 미국을 추격하는 방법론 역시 한계가 있단 지적인 셈이다. 더 많은 고성능 칩 적용을 발판으로 한 미국 빅테크의 '하드웨어 물량전'에 구조와 학습 효율화로 대응해온 게 중국 AI 기업들의 핵심 전략이었다. 지난해 이맘때 등장해 전 세계에 '차이나 AI' 쇼크를 준 딥시크의 전략도 이와 다르지 않다. 딥시크는 저가형 칩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성능을 내 AI업계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든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와 관련, 탕제 지푸AI 공동창업자는 "젊은 연구자들이 중국 AI 산업의 돌파구를 뚫을 수 있도록 정부가 혁신 환경을 더욱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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