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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연준 의장, 잘 보고 있나?" 트럼프의 파월 검찰 수사가 노리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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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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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기 집권 시절인 2017년 11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지명을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


미국 법무부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예산 횡령과 직권남용, 의회 위증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하명수사를 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연준 의장 수사로 노리는 것은 연준 본부나 파월도, 심지어 금리 인하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는 오로지 권력 장악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월 다시 대통령에 취임해 권력을 잡은 트럼프는 1기 집권 시절 연방 기관들이 법을 이유로 자신의 지시를 거부하면서 국정 운영이 자신의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해 2기 집권 이후에는 자신에게 반하는 경력 공무원들을 내쫓고, 그 자리를 충성파들로 메우고 있다.

트럼프는 우선 연방무역위원회(FTC) 안의 민주당 위원들을 날려버렸다. 관련 법률은 가볍게 무시했다. 그는 또 법무부, 국방부, 법 집행 기관에서도 충성이 의심스러운 공무원들을 대거 해고했다. 의회의 예산권도 짓밟았다.

이번 파월에 대한 수사는 마지막 보루인 연준 장악을 위한 최종 단계로 해석된다.

차기 연준 의장 길들이기

미 연방검찰은 ‘대통령 하명 수사’라는 비판 속에서도 연준 의장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워싱턴 DC 연준 청사 개보수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비용 초과를 빌미로 파월이 예산 낭비를 방치, 승인해 연방 정부에 손해를 끼쳤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또 파월이 이 개보수 프로젝트에 관해 의회에 출석해 진실하지 않거나 오도하는 발언을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백악관 무도회장 건설비가 2억달러에서 4억달러로 두 배 폭증하고, 멕시코가 지불한다던 국경 장벽에 예산이 600억달러 이상 투입된 것에는 아무런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파월을 콕 집어 수사에 나선 것이다. 표적수사라는 의심을 받는 이유다.

이는 트럼프가 검찰을 동원해 연준의 금리 결정권을 직접 통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오는 5월 23일에는 의장에서 물러나는 파월을 겨냥한 것은 이번 압박이 사실상 파월이 아닌 차기 연준 의장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임을 시사한다.

트럼프 경제보좌관인 케빈 해싯, 연준 이사 케빈 워시가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들에게 알아서 판단하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이들은 연준 의장이 되면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트럼프는 이번 수사를 통해 대통령 뜻을 거스르면 파월 꼴이 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해고 사유를 만들어서라도 압박할 수 있음을 이번 수사를 통해 연준 고위 관계자들에게 분명히 보여줬다. 연준을 비롯한 각 연방기관들이 알아서 대통령 뜻을 거스르지 않도록 자기검열을 유도하고 있다.

연준의 독립성은 휴지조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방기구, 백악관 직할로 만드나

트럼프가 연준 독립성까지 흔들면서 이제 미 연방기구들은 대통령 직할 부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고위직 임명을 통한 간접 통치를 넘어 대통령이 각 부처를 직접 지휘하는 ‘단일 행정부’ 체제로 전환된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모든 정책이 대통령의 의지에 좌우되고,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불안정한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초부터 이런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칼을 별렀다.

법무부의 독립성을 거세하고 직할 체제를 구축해 검찰이 자신이 지시하는 하명 수사에 나설 수 있는 토대를 닦은 것이다.

그는 자신을 수사했던 잭 스미스 특별검사를 해임하고 권한 남용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 자신에게 ‘머그컵 샷’이라는 불명예를 안긴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 검사장과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도 압박하고 있다. 이들 모두 연방 공무원이 아닌 선출직 지방 공무원으로 자신이 해임할 수 없자 뉴욕주 예산 지원을 축소하거나 이들의 변호사 자격 박탈을 압박하는 간접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이런 끊임없는 공격으로 법무부를 비롯한 법 집행 기관, 연방기관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뜻을 거스르면 패가망신하거나 힘들어진다는 의식이 확산하고, 대통령의 지시를 무조건 따르는 행태가 자리 잡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 검찰의 파월 수사는 결국 행정부를 완전히 수족처럼 부리려는 트럼프의 제왕적 대통령, 단일 행정부 욕구를 충족하는 포석이 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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