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란 테헤란에서 시민들과 치안 병력의 대치 도중 차량들이 불에 타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h730’을 쳐보세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당국의 유혈 진압을 문제 삼으며, 이란 정권에 대해 ‘매우 강력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들은 시위 과정에서 최소 수백명이 숨졌다고 보고 있다. 1979년 수립된 이란 이슬람공화국 체제 최대 위기론까지 나와 중동 정세가 다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11일(현지시각) 미국에 본부를 둔 이란 인권단체인 인권활동가통신(HRANA)은 지난달 28일 시작된 이란 시위로 이날까지 최소 544명이 사망하고 1만6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중 483명은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었고, 47명은 군인 등 치안 병력이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IHR)은 이날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92명이지만, 2천명 이상이 희생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가 8일부터 인터넷·전화망을 차단한데다, 희생자 수를 공개하지 않아 실제 사망자 규모는 다를 수 있다. 앞서 테헤란의 일부 병원에서는 사망자 대부분이 실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란 내 유혈사태가 격화하며 미국은 구체적 대응 방안 모색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군도) 몇몇 강력한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과 대화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로부터 어제 협상을 원한다는 전화를 받았”고 회의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회의가 열리기 전에 우리가 행동을 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해, 군사 개입에 무게를 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13일 고위급 회의에서 구체 방안을 논의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이란 내 경제 위기가 기폭제가 된 이번 시위는 이란을 통치해온 신정 체제 종식,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 일부 시민은 팔레비 왕정 시대의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이란 정부는 시위가 “통제”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2일 타국 외교관들과 만나 “이제 상황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며 “시위가 폭력적인 유혈 상황으로 바뀌어 트럼프 정부가 개입할 핑곗거리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또 “우린 전쟁에도 준비되어 있지만, 대화에도 준비되어 있다”고도 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시위가 “폭동”이며, 정부 진압은 “미국과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에 맞선 이란의 국가적 투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천호성 김지훈 기자,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rieux@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