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지난해 12월30일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등에 관한 청문회에서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
경찰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실제 규모가 쿠팡이 자체조사 후 발표한 3000건보다 훨씬 많다고 밝혔다. 경찰은 쿠팡 경영진을 소환해 조사하고 출국정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규모와 관련해 “쿠팡 측에서 발표한 유출 양보다는 훨씬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혐의를 받는 중국인 직원을 자체 조사해 약 3000개 계정의 개인정보만 유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와 민관 합동조사단은 “3300만건 이상의 이름과 이메일 등이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며 “쿠팡이 합의되지 않은 조사 결과를 사전에 발표한 데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 역시 이날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해도 3000건을 넘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쿠팡 경영진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청장은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두 차례에 걸쳐 통보했으며, 조만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로저스 대표에 대한 출국정지 조치도 검토 중이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의 ‘셀프 조사 및 포렌식’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하고, 위계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경찰은 쿠팡이 중국인 직원으로부터 범행에 사용된 노트북을 하천에 버렸다는 진술서를 확보한 뒤, 해당 노트북을 회수하고 자체 포렌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증거를 훼손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쿠팡이 홈페이지 접속 기록이 삭제되도록 방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로저스 대표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1월19일 쿠팡으로부터 개인정보 유출 사고 사실을 통보받은 뒤 자료 보존 명령을 내렸는데 쿠팡은 이후 5개월치 홈페이지 접속 관련 기록이 삭제되도록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해 12월3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지난 6일 과기정통부 조사 담당 공무원을 불러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중국인 피의자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외국인의 경우 한국 수사기관이 직접 소환 요구를 하는 데 외교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본청 공식 채널을 통해 인터폴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피의자와 직접 접촉은 하지 않았고, 인터폴이 피의자와 실제로 접촉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고 장덕준씨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최근 고발인으로부터 장씨의 근무 모습이 촬영된 CC(폐쇄회로)TV 영상 등 자료를 확보해 업무 실태와 과로 여부 등을 분석 중이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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