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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은 장식일 뿐”…모셔널 무인택시, 운전자 개입 없이 라스베이거스 도심 완벽히 누볐다 [CES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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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5 기반 ‘레벨4’ 자율주행 시승기
보행자·관광객 뒤섞인 도심 40분 간 탑승
돌발 상황 잦은 도심에서도 안정적 판단
연말 완전 무인 서비스 목표
헤럴드경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 로비 앞 도로에서 현대차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 기반의 모셔널 로보택시가 시범 운행을 하는 과정에서 보행자가 나타나자 속도를 줄이고, 방향을 틀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개발된 모셔널의 로보택시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도심을 운전자 개입 없이 완벽하게 누비며 자율주행 기술력을 뽐냈다.

모셔널 로보택시는 지난 8일(현지시간) 취재진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범 주행에서 약 40분 동안 라스베이거스 타운스퀘어 일대와 해리 리드 국제공항 인근 구간을 무인으로 달렸다. 보행자가 끊이지 않고, 돌발 상황이 잦은 도심 환경에서도 차량은 멈칫거림 없이 판단했고, 주행은 예상보다 한층 부드러웠다.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바로 실제 교통 환경에 투입하더라도 전혀 무리가 없을 만큼의 주행 능력을 선보였다.

특히, 이날 시범 주행은 보행자 이동량이 많고, 복잡한 교차로는 물론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전형적인 도심 주행 환경 속에서 이뤄졌다. 이동 거리는 약 14㎞, 소요 시간은 40분으로, 출발부터 도착까지 전 과정은 운전자 개입 없이 완전 자율주행(레벨4)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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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모셔널의 로보택시가 취재진 태우고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로보택시의 실내는 일반 양산형 아이오닉 5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무인 택시라고 해서 특별한 장치가 눈에 띄지는 않았고, 기어 변속기도 그대로 유지돼 있다. 차이점은 2열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2열 좌우 좌석 앞에는 모니터가 설치돼 실시간 위치 정보와 차량이 인식하는 주변 상황이 표시된다.

차량 외부에서도 로보택시만의 디자인 요소가 눈에 띈다. 29개의 카메라와 레이더 등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각종 센서가 장착돼 있고, 트렁크에는 대형 컴퓨팅 장비도 탑재됐다. 주행 과정에서 일정하게 들려오는 컴퓨팅 장비의 팬 소리도 ‘이 차량이 일반 아이오닉 5와 다른 무인 로보택시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2열에 앉으니 시선은 자연스럽게 운전석으로 향했다. 상용화를 앞둔 시범 운행 단계인 만큼 차량 운영자가 운전석에 동승했지만, 주행이 끝날 때까지 운전자의 손은 단 한 번도 스티어링휠에 닿지 않았다. 디스플레이 구성도 간결했다. 전면 모니터에는 일반 내비게이션 지도 대신 현재 위치와 진행 방향을 단순화한 이미지, 정지 여부와 주행 속도만 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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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오닉 5’ 기반의 모셔널 로보택시 1열 헤드레스트 뒷 부분에는 2열 탑승자가 차량의 실시간 위치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모니터가 장착됐다. 라스베이거스=정경수 기자



이용자가 탑승 후 차량이 움직일 때까지의 과정은 일반 택시와 달랐다. 이날 차량에 탑승한 모셔널 담당자와 기자 2명 등 3명의 사용자가 모두 안전벨트를 착용한 후에 ‘준비’와 ‘출발’ 버튼을 누른 후에야 차량이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한다.

주행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속도와 판단의 일관성이다. 신호등 앞에서는 빨간불을 인식해 미리 감속하며 부드럽게 정차했고, 보행자가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앞차가 급정거하는 상황에서도 급격한 조향 없이 안정적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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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널의 로보택시는 탑승객 전원이 안전벨트를 착용한 뒤 모니터 속 ‘준비’와 ‘출발’ 버튼을 눌러야 차량이 움직인다. 라스베이거스=정경수 기자



신호 없는 삼거리에서는 완전히 멈춘 뒤 보행자와 차량 유무를 확인하고 출발했다. ‘운전자 개입이 없다’는 낯선 환경을 제외하면, 주행 내내 ‘자율주행 중인 로보택시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고, 능숙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좌회전 시에도 차선을 벗어나지 않았고, 좌회전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방향지시등을 켜고 주저 없이 진입했다. 만달레이 베이 인근에서는 코너를 도는 즉시 정차해 있던 트럭을 인식해 자연스럽게 피해 갔고, 도로 우측에 공사 차량이 있을 때도 차선을 유지한 채 속도를 조절해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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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모셔널의 로보택시 ‘아이오닉 5’가 기자들을 태우고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주행 중 도로 우측에 공사 차량을 발견한 로보택시가 차선을 유지한 채 속도를 조절해 통과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정경수 기자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인근 지역으로 들어서자 교통량이 크게 늘면서 정체도 심해졌다. 관광객을 태운 버스와 택시,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뒤엉키며 차선 변경과 급제동, 급가속을 반복해야 했다. 모셔널 로보택시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공격적으로 끼어들기보다는 주변 차량의 속도 변화를 관찰하며 타이밍을 기다리고, 차선 변경이 필요할 때는 속도를 낮춘 뒤 여유가 생길 때 이동하는 등 ‘베테랑 운전자’ 수준의 운전 실력을 뽐냈다. ‘과감함’보다 ‘예측 가능성’을 우선한 주행이다.

만달레이 베이 호텔 인근 드롭오프 존에서 보여준 자율주행 능력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셔틀과 택시, 공유 차량이 동시에 정차와 출발을 반복하고, 캐리어를 끄는 보행자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오며 돌발 변수를 만들어 냈다.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데 가장 난도 높은 환경에서도 모셔널 로보택시는 속도를 최소한으로 줄인 채 차량과 보행자의 움직임을 동시에 고려하며 적절한 정차 지점을 찾아 멈춰 섰다. 주저함은 없었지만 서두르지도 않았다. 모셔널이 강조해 온 ‘안전 우선’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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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오닉 5’ 기반의 모셔널 로보택시가 만달레이 베이 호텔 로비 앞을 지나는 과정에서 보행자가 나타나자 속도를 늦추며 방향을 틀었다. 라스베이거스=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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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오닉 5’ 기반의 모셔널 로보택시가 운전자 개입 없이 굽어진 도로에서 차선을 따라 부드럽게 주행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시승 동안 모셔널 로보택시의 평균 속도는 시속 48㎞, 최고 속도는 68㎞를 기록했다. 전체 주행은 생각보다 매끄러웠다. 일부 급감속 구간에서는 전기차 특유의 제동감이 느껴졌지만, 이날 시범 주행에 참여한 취재진은 “전반적인 승차감과 안정성은 일반 전기차 택시보다 낫다”고 입을 모았다.

모셔널 측은 현재 라스베이거스에서 매일 50~60대의 로보택시를 투입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승 시간에도 약 15대가 동시에 도로 위에서 시험 주행 중이었지만, 단 한 건의 경미한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40분 동안 운전자의 개입도 없었고, 신호 판단부터 차선 유지, 정차와 재출발까지 차량이 스스로 수행했다. 레벨4 자율주행이라는 모셔널 측의 설명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편, 모셔널은 올해 초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시범 운행을 진행한 뒤, 연말부터 완전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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