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비율 달라져도 부채로 봐야… 내부서도 문제제기
토지 과대계상 등 위기 '은폐'… 내일 김병주 영장심사
김병주 MBK파트너스(이하 MBK) 회장 등 경영진이 홈플러스의 심각한 재무위기를 시장과 법원에 숨기기 위해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서울 시내에 있는 홈플러스의 모습. /사진=뉴스1 |
11일 검찰 등에 따르면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인 한국리테일투자는 지난해 2월26일 RCPS(상환전환우선주)의 상환권을 홈플러스에 넘겼다. 이에 따라 MBK는 잔액이 1조1000억원에 달하는 RCPS를 부채에서 자본으로 변경해 홈플러스의 부채비율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이 일이 있고 1주일 뒤 홈플러스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RCPS는 채권과 주식의 성격이 혼합된 형태의 우선주로 투자자는 원금회수를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동시에 보유한다. RCPS는 법률상으로 주식이지만 회계상으로는 부채 또는 자본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이를 분류하는 기준은 계약상 의무 유무로 상환의무가 있다면 부채, 없다면 자본이 된다.
홈플러스 RCPS는 올해 회사에 배당가능이익이 없어 배당을 받지 못하더라도 다음해 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누적적 우선주였고 인수금융 등 선순위 채권을 갚은 이후에도 상환할 의무가 있는 주식이었다. 이에 상환권이 이전되더라도 이같은 상환의무가 남아있는 만큼 계약수행 의무가 있다고 봐 회계상 부채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 검찰의 논리다.
전환권 구조 역시 쟁점이다.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될 때 비율이 고정돼 있다면 자본, 조건에 따라 전환비율이 달라질 경우 부채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홈플러스 RCPS에는 배당금과 연동해 전환비율이 바뀌는 리픽싱 조항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인이었던 한영회계법인도 이 전환비율 변동문제를 지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MBK 측 역시 상환권을 홈플러스로 옮기더라도 전환비율이 변동될 경우 자본으로 인식할 수 있는지를 내부검토하는 과정에서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자산평가 과정에서도 과대계상이 있던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5월 보유토지를 7000억원대로 평가했다. 검찰은 이같은 자산 재평가 결과가 시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홈플러스가 감정평가 직전에 매각한 일부 지점은 재평가한 감정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영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결정한 주된 이유이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홈플러스 제27기(2024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한영 측은 "유형자산(토지) 후속측정 방식과 관련한 회계정책 변경(재평가모형)의 적정성 등과 관련해 주요 감사절차 실시에 필요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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