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국가 정상에 대한 이러한 조치는 과도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가 지난 20년간 보여준 행보를 냉정히 살펴보면 이 사태가 전혀 예기치 않은 것은 아니었다.
차베스 정권 이후 베네수엘라는 줄곧 반미(反美) 수사(修辭)를 앞세워 미국을 조롱해 왔다. 국제무대에서 미국을 '제국주의'로 비난하며 대결 구도를 자처했다.
전인범 군사안보전문가(前 특전사령관) |
◆위안화 결제 도입, 달러 기축통화 도전
더 심각한 것은 베네수엘라 내 미국 기업들의 자산을 일방적으로 국유화하고 불법 압류한 점이다. 석유 산업을 비롯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재산권이 정당한 보상 없이 몰수됐다.
마두로 정권의 독재적 통치는 베네수엘라를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한때 남미 최고 부국이었던 나라가 초인플레이션과 식량난에 시달리며, 수백만 명의 난민이 주변국으로 탈출하는 인도주의 재앙이 발생했다.
이는 단순한 내정 실패를 넘어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문제가 됐다.
결정타는 중국과의 밀착이었다. 베네수엘라는 막대한 석유 채굴권을 중국에 넘기고, 위안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며 달러 기축통화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년간 지속적으로 미국 적대시 정책
미국의 뒷마당이라 할 수 있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은 19세기 먼로 독트린 이래 미국이 가장 경계해 온 시나리오다.
물론 주권 침해는 원칙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단순히 미국의 희생양이 아니다.
20년간 지속적으로 미국을 적대시하고 미국 자산을 약탈하며 중국이라는 전략적 경쟁자와 손잡고 달러 체제를 흔들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불편함을 넘어 미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
◆美 자산 약탈, 전략 경쟁자 中과 손잡아
마두로 정권은 자신들의 행동이 결과를 낳지 않으리라 착각했다. 하지만 국제정치는 도덕 교실이 아니다.
강대국의 뒷마당에서 그 강대국을 조롱하고 그들의 재산을 빼앗으며 적대 세력과 동맹을 맺는다면 그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베네수엘라는 이 위기를 자초했다고 할 수도 있다. 맞을 짓을 하고 때리지 말라고 항변하는 것은 국제정치의 현실을 모르는 순진함이거나 아니면 뻔뻔함이라고 볼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오늘은 결국 베네수엘라가 선택한 길의 필연적 귀결이라고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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