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진행된 ‘2026년 상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진을 대상으로 CEO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새해 경영 화두로 인공지능 전환(AX)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인공지능(AI)을 비즈니스 모델 전환의 ‘무기’로 정의했고,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실패 사례 공유를 통해 ‘가짜 혁신’ 걷어내기에 나섰다.
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KB금융그룹의 ‘2026년 상반기(1~6월) 그룹 경영진 워크숍’ 행사장. ‘AI 시대 과학과 기술의 경계’를 주제로 강단에 오른 과학 유튜버 궤도가 영화배우 윌 스미스가 파스타를 먹는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며 “진짜인지 AI가 만든 건지 맞혀 보라”고 질문했다.
참석자들은 구버전 AI가 생성한 조잡한 이미지들을 쉽게 맞혀 냈다. 하지만 최신 기술로 만들어낸 정교한 이미지를 보고는 선뜻 ‘진짜’를 가려내기 어려워했다. 한 KB금융 임원은 “AI 사용에 따른 검증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회사에 더없이 중요할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그룹 워크숍 특강에서 “AI 기술을 전략적 무기로 삼아 비즈니스 모델과 일하는 방식 전환을 가속하자”며 “금융의 본질인 신뢰에 부합하는 전문성과 실력으로 고객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B금융은 그동안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에 집중한 ‘빌드업’ 단계와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이뤄낸 ‘밸류업’ 단계를 거쳤다고 진단했다. 올해부터는 AX를 통해 고객, 사회,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도약하는 ‘레벨업’ 단계로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11일 경기 용인시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서 마친 경영전략회의에서 ‘진짜 혁신’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보여주기식 가짜 혁신을 탈피하고 제대로 된 혁신을 보여주자”며 “실행력을 바탕으로 강한 조직을 완성하자”고 했다. AI·디지털 대전환(AX, DX)과 생산적 금융, 금융소비자 보호를 제시하며 속도감 있는 실행을 주문했다.
올해 경영전략회의는 지난해 8월부터 진 회장이 직접 주제와 토론 방식, 강사 선정까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가 고교 시절 활용한 발상 기법 ‘만다라트’ 계획표를 통해 무엇을 준비하고 실천할지 고민했다. 마지막 날에는 ‘우리 회사, 진짜 혁신하기’라는 주제로 끝장토론이 이뤄졌다.
진 회장은 리더들의 주체적 사고와 책임 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기업 시민의 의무를 다한다는 필수 전제하에, 기업의 리더는 조직의 미래를 위해 강한 실행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른 금융그룹들도 새해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16일, NH농협금융은 26일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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