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비상계엄 음모를 막아낸 김도기(배우 이제훈·왼쪽)와, 비상계엄을 모의한 오원상(배우 김종수). 에스비에스(SBS) 유튜브 갈무리 |
에스비에스(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햄버거 회동’부터 비상계엄 모의까지, 12·3 비상계엄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를 연출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일 방송된 최종회에서 극 중 비상계엄 모의 세력은 대한민국 군인들을 군사분계선 최북단으로 보낸 뒤 폭탄으로 죽이곤, 북한에 책임을 돌리려는 계략을 세운다. 이들을 지휘하는 오원상(배우 김종수)은 이를 계기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한다. 택시기사 김도기(배우 이제훈)가 이끄는 택시회사 ‘무지개운수’ 팀은 오원상의 정체를 확인하고 놀란다. “성추행 사건으로 불명예 전역하고 나서 시골에서 뱀닭을 키우는 걸로 나와요. (군인도 아니고) 민간인이에요”라는 안고은(배우 표예진)의 말에 박주임(배우 배유람)은 “군대를 민간인이 통제하고 있다고?”라며 황당해 한다.
오원상은 무당에게서 ‘날짜’를 받고, ‘뱀닭’을 키우는 자신의 집에서 비상계엄 선포문을 작성한다. 그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계엄 선포문에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군인들이 적들의 공격에 의해 희생됐다”고 말한다. 이어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헌법 제 77조 및 계엄법 제 2조에 의거 대한민국 전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라고 한다. 오원상은 자신을 따르는 군인들과 햄버거집에서 회동을 하기도 한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
실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부하를 성추행해 군사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2018년 불명예 전역한 인물로 2024년 12·3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이틀 전 자신의 집 근처 햄버거 가게로 현역 육군 소장 등을 소집해 내란을 모의한 혐의를 받는다. 드라마가 이를 고스란히 패러디한 것이다. 극 중 오원상이 쓴 방한 모자와 점퍼 등은 2024년 12월24일 노 전 사령관이 검찰로 송치될 때 착장과 똑 닮아있다. 오원상이란 이름 역시 노상원과 유사하다.
하지만 무지개운수 팀의 활약으로 계엄 세력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군사분계선 최북단에서는 폭탄 대신 폭죽이 터진다. 화려한 불꽃놀이 아래로 시민들의 응원봉이 반짝이는 물결을 이룬다. 김도기는 이를 보며 “그자들도 이제 깨달았겠죠? 자신들이 꾼 게 꿈이 아니라 망상이었단 걸”이라고 말하고, 장성철(배우 김의성)은 응원봉들을 보며 “저분들이 우릴 살린 거다”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에스비에스(SBS) 유튜브 갈무리 |
앞서 지난달 26일 방영된 모범택시 11화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 나왔다.
김도기가 중고사기 조직에 접근하려 흥신소를 방문했는데, “알고 싶은 거 알려드리는 게 우리 전문”이라며 으스대는 흥신소 사장 뒤로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까지 잡아내 드립니다’라고 적힌 액자가 보였다.
이는 지난해 2월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내란 혐의를 부인하며 썼던 비유를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4일 변론기일에서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이라며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0일 방송된 ‘모범택시3’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13.3%, 수도권 평균 13.7%, 최고 16.6%를 돌파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 전 사령관 등에 대한 결심 공판이 지난 9일 열렸으나, 피고인 변호인단의 지연 전술 탓에 최후 진술과 구형은 오는 13일로 미뤄졌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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