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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봤다] 주머니 속 풀프레임, 대체 불가능한 퀄리티 '소니 RX1R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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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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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렌즈 일체형 풀프레임 카메라 'RX1R III' /사진=테크M


RX1R III는 지난해 카메라 커뮤니티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였습니다. 후속작이 나올 것이라는 희망 고문만 10년, 마침내 등장한 이 제품을 두고 유저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전설의 귀환'이라며 반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가격'에 냉소를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죠. 하지만 이 논쟁 자체가 RX1R 시리즈가 가진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결제 버튼을 누르기까지 수만 번 고민했습니다. 강렬한 호기심과 깊은 불안이 공존했습니다. 수백 번 번뇌 끝에 결국 박스를 열어 제품을 손에 쥔 순간, 가격표가 머리를 스치며 아차 싶었습니다. 이미 되돌리긴 늦었다는 생각에 오기로 매일 들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난 지금,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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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렌즈 일체형 풀프레임 카메라 'RX1R III' /사진=테크M


사람들이 다시 '똑딱이' 찾는 이유

지금까지 경험한 RX1R III의 가장 큰 가치는 '대체불가능함'입니다. 시중에 수많은 카메라가 있지만, '주머니에 들어가는 풀프레임'은 RX1R III가 사실상 유일합니다. 이 경박단소함이 RX1R III를 독보적인 존재로 만듭니다. 언제 어디서든 사진 찍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그 사실이 이 카메라를 의미있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이미지가 소비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일상의 기록으로 넘쳐나고, 이제 사진을 넘어 영상도 기본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셔터를 누르지만, 역설적으로 그 흔한 이미지들 사이에서 '나만의 취향'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욕구는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들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도 더 높은 퀄리티의 장비를 찾게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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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렌즈 일체형 풀프레임 카메라 'RX1R III' /사진=테크M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비약적으로 높아졌지만, 그만큼 한계도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찍은 사진이 팔로우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사진과 다르단 걸 느끼는 순간, 카메라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생겨납니다. 그렇다고 매일 무거운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엔 큰 부담이 됩니다. 이 틈새를 공략한 것이 바로 '고성능 똑딱이'라 불리는 프리미엄 렌즈 일체형 카메라들입니다.

주머니 속 풀프레임

과거에는 보급형의 상징이었던 '똑딱이' 카테고리가, 이제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와 어깨를 견줄 만한 성능을 갖추게 됐습니다. 후지필름의 'X100'이나 리코 'GR', 라이카 'D-LUX' 시리즈 등이 대표적입니다. 화질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색감까지 만족시키는 이 카메라들을 찾는 사용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마 소니가 RX1R 시리즈를 10년 만에 부활시키기로 마음먹은 것도 이런 트렌드가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프리미엄 렌즈 일체형 카메라들이 인기를 끌면서 제품도 더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그 요구사항 중 하나가 바로 '풀프레임' 입니다. 현재 인기 있는 똑딱이는 대부분 크롭센서나 마이크로 포서드 센서 같은 상대적으로 작은 센서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풀프레임 특유의 심도 표현과 저조도에서의 노이즈 억제력을 원하는 이들에겐 늘 2%의 아쉬움이 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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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RX1R III'(가운데)와 타사 렌즈 일체형 카메라들 /사진=테크M


풀프레임 렌즈 일체형 카메라 카테고리에는 라이카 Q 시리즈가 존재합니다. 가격이 너무나 가혹하고, 무엇보다 '주머니'에 넣기엔 덩치가 꽤 큽니다. 소니의 A7C 시리즈나 파나소닉 S9 같은 제품도 역시 훌륭한 경량화 모델이지만, 아무리 작은 렌즈를 마운트해도 결국 렌즈 교환식 카메라의 부피감을 지울 순 없습니다. RX1R III는 바로 이 지점, '타협 없는 화질과 극한의 휴대성'이 만나는 유일한 교차점에 서 있습니다.

'작음'이 주는 자유, 포기할 수 없는 퀄리티

작다는 건 휴대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카메라가 커질수록 피사체는 긴장합니다. 식당에서 대포 같은 카메라를 꺼내는 순간 주변의 시선이 집중되는 그 민망한 경험, 사진이 취미라면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RX1R III는 누구도 경계하지 않는 작은 몸체로 자연스럽게 찰나를 담을 수 있습니다. 이 카메라는 장비 크기 때문에 촬영을 포기했던 경험들에 대한 해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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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렌즈 일체형 풀프레임 카메라 'RX1R III' /사진=테크M


RX1R III 내부에는 소니 화질의 정점인 A7R V와 동일한 6100만 화소 센서가 박동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안에 이 센서는 단순히 화질 측면을 넘어 다재다능함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35mm 단렌즈 하나만으로도 50mm, 75mm 크롭 모드를 활용해 마치 세 개의 단렌즈를 갈아 끼우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크롭을 해도 웬만한 카메라의 원본보다 해상력이 뛰어나기에 가능한 전략입니다.

비판론자들은 RX1R III가 10년 전 설계된 'Zeiss Sonnar T 35mm F2' 렌즈를 그대로 재사용한 점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직접 셔터를 눌러보면 이 렌즈가 당시 얼마나 시대를 앞서간 설계였는지를 알게 됩니다. 결과물을 놓고 보면 이 렌즈의 해상력은 최신 센서를 받아내기에 충분해 보이고, 특유의 부드러운 보케와 색감이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룩'과 만나 감성적인 결과물을 내줍니다. 여기에 피사체를 놓치지 않고 추적하는 딥러닝 기반의 AI AF 기능을 더해 최신 기종다운 성능을 발휘합니다.

다음은 제가 RX1R III로 촬영한 작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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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점에서 가치를 찾은 카메라

물론 아쉬운 점도 명확합니다. 광학식 손떨림 방지(OSS)의 부재는 6100만 화소라는 예민한 센서와 만난 탓에 확실히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조금만 방심해도 미세한 핸드 블러가 발생해 늘 촬영 전에 셔터스피드부터 챙기게 됩니다. 틸트 액정이 빠진 평면 스크린 역시 낮은 각도의 촬영에서 불편함을 줍니다. 휴대성을 위해 모든 것을 덜어낸 전략은 이해하지만, 이런 불편은 사용자가 온전히 짊어져야 할 몫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소니가 모든 기능을 넣고 덩치를 키웠다면 RX1R III는 평범한 카메라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극한까지 작아졌기에 이 카메라는 비로소 존재의 의미를 갖습니다. 오히려 가능했다면 더 작아졌어야 할 겁니다. 지금은 두꺼운 패딩을 입고 다녀 주머니에 들어가지만, 언젠가 이런 성능의 카메라를 여름에도 바지에 넣고 다닐 수 있게 된다면 비싸도 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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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렌즈 일체형 풀프레임 카메라 'RX1R III'와 아이폰 에어 /사진=테크M


물론 이런 가치들을 따져봐도 비싼 건 사실입니다. 대중적인 'A7M5'와 전문가용 'A1M2'의 가격 차는 2배가 넘습니다. RX1R III 역시 다른 경쟁 제품들의 서너 배 가격입니다. 아마 성능이 2배는 아니겠지만,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 희소성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하라는 요구처럼 느껴집니다. '쓸 사람만 쓰라'는 식의 오만한 가격표지만, 그 가치를 맛본 이들은 수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체불가능한 매력

많은 카메라를 거치며 깨달은 사실은 '나쁜 카메라는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카메라는 각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담습니다. RX1R III는 대중적인 선택은 아닐지 모릅니다. 가격이 말도 안 된다는 평가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풀프레임의 깊이와 스마트폰의 자유로움을 동시에 거머쥐고 싶은 이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난 한 달간, 늘 주머니 속에서 만지작거리던 RX1R III로 담아낸 일상의 조각들을 보며 확신했습니다. 손에 익어갈수록 더 많은, 더 퀄리티 높은 결과물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전에 찍지 못했던 걸 찍고, 전에 보이지 않았던 세상이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저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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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렌즈 일체형 풀프레임 카메라 'RX1R III' /사진=테크M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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